나사 과학자도 美공항서 구금…'제 발등 찍는' 反이민 행정명령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7.02.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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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사진=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제 발등을 찍는 '부작용'을 연출하고 있다. 국가 주요 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타(他)민족의 미국 입국 과정에서 국가의 중대한 정보가 샐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버지'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소속의 과학자 시드 비카나바르는 개인 여행차 지난 1월 15일 칠레를 방문했다가 보름 뒤인 30일 텍사스주(州) 조지부시공항에서 구금됐다.



그가 미국을 떠난 사이 정권이 바뀐 게 원인이었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0일을 기점으로 비카나바르는 오바마 행정부 하에 출국 소속을 밟고 트럼프 행정부 하에 입국 소속을 밟은 셈이다.

미국 태생인 그가 구금된 건 순전히 무슬림계라는 이유에서였다. 별도의 공간에 격리됐을 당시 비카나바르는 자신 외에도 5명의 여행객이 있었다고 했다.



40여분간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어떤 위험한 물건도 소지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고 세관과 국경경비대로부터 휴대폰과 개인식별번호(PIN)를 요구받았다.

비카나바르의 휴대폰은 NASA에서 발급된 것이었다. NASA 직원들은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 때문에 휴대폰 제출을 꺼렸지만 풀려나기 위해 제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신분이 확인된 비카나바르는 4일만에 무사히 입국할 수 있었다. 그는 세관이 자신의 휴대폰에서 어떤 정보를 봤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항에서 있던 일을 게재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7개 이슬람 국가 국적자의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러나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을 마련, 안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담는 한편 입국 심사 강도를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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