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원 노무라한국법인 전무/사진=오정은 기자
목표가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52조8000억원으로 올렸다. 앞서 맥쿼리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라는 단서를 붙여 올해 영업이익이 51조원까지 가능하다는 공격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노무라는 이보다 더 높은 52조8000억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블룸버그 컨센서스 보다 36% 높은 수치다.
정 전무가 가장 좋게 보는 부문은 반도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치킨 게임'의 승자인 삼성전자가 그 수혜를 고스란히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수적 전망과 달리 그는 넘치는 수요와 부족한 공급이 맞물려 삼성전자의 실적 급증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IT 업종 베테랑인 정 전무는 2014년 7월 리서치헤드로 부임, 2주 만에 "코스피 3000 가능하다"는 내용의 파격적 보고서로 증권가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삼성전자도 50% 주가상승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130만원에 불과했고 아무도 200만원 돌파를 예상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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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한 것으로 치부됐던 노무라의 전망은 이제 현실이 됐다. 정 전무는 "20% 미만인 배당성향이 50%로 올라간다면 주가가 2배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삼성전자 50% 상승을 전망했지만 예상보다 더 빨리 200만원에 도달해 놀랍다"고 언급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현행 주주환원 기준인 잉여현금흐름(FCF) 대신 순이익이 주주환원의 기준이 될 때 주가 상승이 폭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잉여현금흐름은 설비투자나 인수합병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 순이익을 기준으로 해야 안정적인 주주환원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노무라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은 약 40조원이다. 2016년 기준 삼성전자가 주주환원하는 금액이 12조5000억원인데 2017년 순익의 절반을 주주환원에 쓴다면 주주환원 규모는 단숨에 20조원으로 뛰게 된다.
정 전무는 "270만원의 목표주가는 사실 보수적으로 추정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주가를 해방시킬 열쇠는 아직도 많다"고 말을 맺었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전무=동서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첫 발을 디딘 뒤 1998년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로 이직, 금융위기 여파로 리먼브라더스가 노무라에 합병되자 노무라의 IT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14년 리서치헤드로 발탁, IT 애널리스트와 리서치헤드를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