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아침이 된까 분위기가 바뀌었어. 진짜 된대! 한국에서! 포켓몬고가! 된다고! 꿀빵이 참을 수 있나? 곧바로 ㄱㄱ
암튼 바다를 헤엄쳐가며(?) 몬스터볼을 투척! 피카츄도 잡고 꼬부기도 잡고 다른 트레이너를 만나 눈인사도 하고.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지도가 나오는 제대로 된 포켓몬고를 할 수 있을 거야,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냈어.
그로부터 6개월 후, 갑자기 '포켓몬 고'를 개발한 나이언틱에서 날아온 한 통의 메일.
'[긴급 기자회견]내일 오전 11시에 봐요'
부랴부랴 달려간 그 곳에서 나이언틱의 데니스 황 아트총괄이사는 "한국에서 포켓몬 고를 서비스하게 돼 기쁘다"면서 지금 당장 게임을 정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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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어. "지도 때문에 지금까지 게임이 안 됐던 것 아니냐"고 말이지. 대체 어떤 지도를 썼길래 안 되던 게임이 되느냐고 말야. 데니스 황 이사는 끝까지 "공공 지도를 사용했다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버텼어.
그런데 우리가 누구야? 하루 만에 알아냈지. '포켓몬 고'가 사용한 지도는 오픈스트리트맵이라고 하는 지도계의 위키피디아. 그거였어. 대체 뭐가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자, 지금부터 천천히 들어봐.
'포켓몬 고'를 만든 회사는 나이언틱이라는 곳인데 원래 구글 안에 있는 사내벤처 회사였어. 그러다가 2015년에 구글로부터 독립했지.
혼자가 편해. /사진=머니투데이DB
문제는 구글이 서비스하는 구글지도에서 '한국' 부분은 구글이 직접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아. 한국의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지도를 구입해서 서비스하고 있지. 구글은 이 지도 데이터를 본사로 갖고 가고 싶어 했어.(얼마를 주고 가져가려는지는 나도 모름) 근데 우리나라에는 자세한 지도를 해외로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법이 있거든.
그것 때문에 구글은 우리나라 정부에 '지도 좀 밖으로 갖고 가게 해주라'라고 요구했어. 지난해 '포켓몬고'가 출시될 때만 해도 울 정부는 노답이었거든.
기다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2. 6개월 전 속초만 '포켓몬 고'가 됐던 이유
근데 왜 다른 곳에서는 아예 안 되는 게임이 속초에서는 지도만 나오지 않을 뿐, 몬스터를 잡는 게 가능했냐고? 그건 나이언틱의 좀 특이한 지도 관리 때문이었어.
포켓몬 고는 전세계에서 되는 게임이잖아? 그 지도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한다고 생각해봐. 용량 ㄷㄷ 속도 ㄷㄷ (100GB짜리 파일 한꺼번에 받을 때를 생각해봐)
컴터가 이륙합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우리 속초 짜란다 짜란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단, 한국의 지도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도 지도는 표시되지 않았던 거고.
퍼즐 조각.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정부의 발표가 있었어. 요약하면 "구글, 한국지도 못 갖고감 ㅇㅇ" 이거야. 우리나라 군사시설이나 청와대, 국정원과 같은 중요 시설이 지도 안에 표시돼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게 이유였어.
그래도 울 정부가 다짜고짜 막았던 건 아냐. 구글에 딜을 쳤지. 지도를 갖고 나가는 건 ㅇㅋ, 그 대신에 니들이 지도 서비스할 때 군사시설, 중요시설은 삭제 바람 ㅇㅋ?(#쫌_해주라)
근데 구글은 "뭐래. 우린 그렇게 서비스 안해. 흥칫뿡"하고 거부했대. 울 정부는 "그래? ㅇㅋ"하고 "지도 가져가지마"라 했고.(#나름_쿨거래)
쏘쿨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자, 정리해보자.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게임을 서비스한다. 근데 구글 지도를 미국 본사로 가져갈 수가 없다. 그러면 게임 개발도 할 수가 없고 그래서 한국 지역에서 게임을 제대로 출시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 정리된 건 이거야.
그런데 6개월 만에 '포켓몬 고'가 온전히 지도를 싣고 서비스를 시작했거든. 그 얘기는 모다? 모다? (쎄이 호~ 소리질뤄~)
호우!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우리가 알아낸 '오픈스트리트맵' 이라는 지도는 2004년 영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온라인 지도 프로젝트야. 위키피디아 같은 지도라고 생각하면 돼. 어떤 회사에서 만든 지도가 아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고쳐가면서 만든 지도지.
이 지도는 해외에서 만들어서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거라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우리나라 지도 가져나가면 안 된다니까"라고 말할 수도 없대.
그냥 안 했던 거지. 귀찮았거나 혹은 다른 이유였거나(#여러분의_상상)
자, 이제 좀 정리가 되었나?
지금까지 상황을 쓱 보면 분명 6개월 전에도 우리나라 게이머들이 '포켓몬 고'를 할 수 있었던 거야. 데니스 황 이사가 "우리는 구글에서 독립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사람도 적어서 바빴다"고 말한 걸 보면, 우리를 '무시'했거나 '다른 의도'가 있던거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서운한 건 서운한 거고. 게임이 나왔으니 고향 앞으로! 하는 동안 열심히 귀요미 포켓몬들을 잡아보자고. (#포세권_개부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