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반기문 "대선 출마 지난달 결심…친인척 문제 송구"

머니투데이 김민우 김태은 기자 2017.01.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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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관훈토론에서 대권 도전 의지 피력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7.1.25/뉴스1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7.1.25/뉴스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보며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혀 사실상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25일 관훈토론에서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이 순간도 검토하고 고뇌하는 사안"이라면서 "(기존 정당에서) 누구와도 경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동생과 조카의 범죄 사실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국민들 볼 면목이 없다. 법의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사과했다.



다음은 반 전 총장의 일문일답.

-대권 도전을 결심한 시기는.
▶나라에 희망을 주고 저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권력의지가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소추되는 불행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이 없다며 대통령 출마를 권유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결정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대선 준비 기간이 매우 짧은데.
▶결정이 늦어서 준비가 미흡한 점이 있고 캠프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직을 충실히 하려고 한 점 때문에 그런 측면도 있다.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정신은 준비돼 있다. 앞으로 빨리 배우고 더 준비해나가겠다.

-기존 정당과 독자 세력화 중 어떤 행보를 할 것인가.
▶정치 지도자들을 차례로 만나는 중이다. 선택의 폭이 좁은 상태에서 지금 이 순간도 검토하고 고뇌하는 사안이다. 당이 문제가 아니고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민족의 대통합을 위해 한국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정치결사체로 같이 할 수 있다. (기존 정당을 택한다면) 누구와도 경선할 준비가 돼 있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후보가 돼야 한다. 어떤 경쟁도 하겠다.

-반 전 총장이 정권을 잡으면 정권 연장이라는 지적에 대한 의견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10년간 해외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했고 한점의 때도 묻지 않은 신인이다. 이런 프레임에 엮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친이냐, 친박이냐는 언론에서 만들어 내기 때문에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면이 있다.저를 친이나 친박으로 구분하는 것은 21세기에 맞지 않다. 어느 정권에 있던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 대한민국 국민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가까이 지낸 사이다. 평소 존경해왔다. 경쟁자적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대통령이 되자마자 미국보다 평양에 간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의아해한다.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도 오락가락한다. 유엔 북한 인권결의문에 대해서 북한의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던 점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문재인 전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으로 보는가.
▶지지율은 그때그때 변한다. 문 전 대표는 350미터 가있고 저는 10미터도 못간 상황이다. 최순실 사태 전에는 제가 앞서 있었다. 정치 상황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실감한다.

-대선 전 개헌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대선 전에도 될 수 있다. 문 전 대표만 찬성하면 지금이라도 개헌할 수 있다. 제1당의 후보가 되실 분이 개헌은 안 되겠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에 갇히게 된다. '박근혜 패권'에서 '문제인 패권'으로 바뀐다.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은.
▶외교, 안보, 통일 등 외치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확고하게 리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와 사회 문제를 총리가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협치할 수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시) 개성공단을 폐쇄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폐쇄했어야 했을 것이다. 이는 국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개성공단 근로자를 인질로 잡을 가능성이 많았다. 북한이 북핵 문제에 진지한 자세를 보이기 전에는 어렵다.

-한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수도 없이 설명하다가 며칠 전에 짜증이 나서 감정표현을 했던 점 사과드린다. 유엔 사무총장과 대한민국 대통령 입장은 다르다. 지난해 12월 쯤 아베 일본 수상과 전화통화를 했다. 정확한 과거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한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얘기한다고 말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발언에 대해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일종의 교육적 얘기를 한 것이다. 청년실업은 결과적으로 내수가 진작이안되고 성장이 둔화 됐기 때문에 일어나는 파급효과다.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미안하다.

-재벌개혁이 역대 정권마다 실패한 근본적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은 창업자가 자식한테 안 물려준다. 한국은 거꾸로다.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넘겨받아 2세, 3세 경영한다. 여기서 흙수저. 금수저 얘기가 나온다. 젊은 경영인을 들여와 새피를 수혈하는게 경영의 기본이다. 재벌개혁한다고 재벌 일부를 어렵게 해서는 안되고 재벌도 대기업도 부담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친인척 관리 문제가 지적된다.
▶사실이든 아니든 송구하다. 저에 관한 것은 법률 자문인이 확실하게 얘기했다. 조카 관련한 내용은 보도를 보고 알았다. 국민들 볼 면목이 없다. 법의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일부러 동생에게 전화도 안하고 귀국해서 만나지 않았다.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과 독대했다는 다이어리 기록은 맞는가.
▶몇 번 만난 건 사실이다. 국회에서 같이 만났다는 이야기는 부정확하다.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려고 한 분인데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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