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민주주의 특검 아냐…너무 억울해"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17.01.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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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강제로 불려 나와 40초 동안 고함 쳐… 특검, 서울구치소서 체포영장 집행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강제로 불려나온 최순실씨가 고함을 지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강제로 불려나온 최순실씨가 고함을 지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여섯 차례나 소환에 불응하며 '막무가내식' 버티기를 지속했던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25일 결국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로 불려 나왔다. 최씨는 이날 오전 11시 15분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라고 고함을 치며 특검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최씨는 "어린 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그러고 이 땅에서 죄를 짓고 살았다는 게, 자유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라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과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 이것은 너무 억울해요"라며 "우리 애들까지 다,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이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푸른색 수의 차림의 최씨는 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약 40초 동안 기자들을 향해 큰 소리로 이 같은 말을 외쳤다. 최씨는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특검 조사에서 '묵비권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것이라 예상했던 취재진도 이 같은 최씨의 돌발 행동에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최씨가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지난 22일 업무방해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고, 다음 날 발부받았다.



당초 영장 집행은 오는 26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예정된 최씨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재판이 연기되면서 소환이 전격 결정됐다. 이날 증인 출석이 예정됐던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개인 일정을 사유로 출석 연기를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탓이다.

최씨 조사는 특검 수사 착수 이후 두 번째다. 최씨는 지난 달 24일 한 차례 나와 조사를 받았고 이후엔 '불응'으로 버텼다. '건강상 문제' '정신적 충격'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내밀다 최근 '강압 수사'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특검팀은 최씨를 상대로 딸 정유라씨(21)가 이화여대에서 특혜를 누리도록 힘쓴 혐의를 먼저 조사할 방침이다. 이대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상황을 고려해 '대기업 뇌물수수' 사건보다 조사 순서를 앞에 둔 것이다.


체포영장 집행에 따라 최씨에 대한 조사는 48시간 이내에 마쳐야 한다. 이 시한이 끝나면 특검팀은 뇌물수수 등 다른 혐의로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통상의 경우 체포 이후 수순은 구속이지만 최씨는 이미 구속 수감된 상태다.

국정 농단 파문의 장본인인 최씨를 상대로 특검팀이 조사할 내용은 방대하다. 특히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보강 수사는 물론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사전 조사 성격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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