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여를 기울이지 말고 '심혈'을…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7.01.25 13:28
글자크기

[우리말 안다리걸기]68. 피를 뜻하는 혈(血)이 들어간 말

/사진=pixabay/사진=pixabay


"불편사항 사과 드립니다. …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하도록 더욱더 노력하며 심여를 기울이겠습니다."

최근 한 유명 업체에서 올린 어플리케이션 오류에 대한 사과 공지 글의 일부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단어가 여기서도 쓰였습니다.

온 힘을 다한다는 느낌으로 쓰는 표현은 '심혈을 기울인다'인데요. 발음 탓에, 그리고 이 표현 외에는 잘 쓰이지 않는 탓에 '심여(×)를 기울인다'고 쓰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띕니다.



심혈(心血)이란 말 그대로 풀어보면 '심장의 피'. 우리 몸 곳곳에 피를 보내주는 심장과 피는 우리에겐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것들인데요. 자연스럽게 온 정신을 쓴다, 마음과 힘을 다한다는 뜻으로 심혈을 기울인다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피를 뜻하는 글자인 '혈'이 들어간 낱말은 꽤 많습니다. 혈액형, 혈관, 헌혈 등은 설명이 필요 없는 말들이죠. 때로는 심혈처럼 '혈'이 비유적으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심여를 기울이지 말고 '심혈'을…
인정머리 없이 마음 차가운 사람에게는 '냉혈'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냉혈 인간, 냉혈한(남자에게만 씀) 등처럼 말이죠. 직역하자면 차가운 피입니다. 말 자체로만 보면 딱 반대되는 '열혈'은 열정이 넘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열혈 청년 등처럼 쓰이지요.

성격이 급한 사람을 가리킬 때는 '다혈질'이라고 하지요. 말 그대로 옮기면 피가 많은 성질이 됩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심혈처럼 우리가 잘 쓰는 단어 중에는 몸의 일부를 가리켜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 있는데요. 보기와 같은 신체 부위를 나타내는 것은 다음 중 어떤 것일까요?


"이번 사건은 정말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1. 와~ 아까부터 쭉 봤는데 정말 '미'인이시네요.
2. 네? '미'행하신 건가요?
3. '미'안합니다. 그러려고 한 건 아니고….
4. '미'간이 찌푸려지네요.

심여를 기울이지 말고 '심혈'을…
정답은 4번.
초미(焦眉)는 눈썹에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매우 급한 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미간'은 양 눈썹 사이를 뜻하지요.

미행(尾行)은 말 그대로 하면 꼬리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보통 몰래 남의 뒤를 밟는다는 의미로 쓰이지요.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