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약 핸디캡도 극복"…'올리브영 대표매장' 이끄는 최연소 지점장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7.01.2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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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이동근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지점장

이동근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지점장/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이동근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지점장/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최연소 지점장. 입사 후 최단기간 지점장 승진'. 지난해 12월 입사 8년 만에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대표 매장) 수장에 오른 이동근 지점장(사진·33) 얘기다.

2012년 오픈한 명동 본점은 넓이 약 1200㎡에 2층 규모로 당시 업계 최대 매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식품, 인테리어 소품, 운동기구, 패션잡화 등 취급 상품만 9500여개. 메이크업·클렌징·마스크팩·라이프스타일 등 17개의 특화 섹션을 구성했다. 매장 직원만 100여명이다.



이 지점장은 이 매장의 탄생부터 성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그는 "규모·상품·인테리어 등 모든 것을 처음 시도하는 매장이어서 두려움과 부담감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입사 이후 오피스가·역전·마트 등 다양한 상권 매장에서 근무했지만 명동 본점은 달랐다. 이 지점장은 "명동은 업태 변화가 가장 빠르고 외국인도 많아 고객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며 "처음엔 지나가다 우연히 들르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1만5000명이 매장을 방문하는데 이중 60%가 해외 고객이다. 국가별 소비 경향도 한눈에 파악하고 있다. 이 지점장은 "중국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쇼핑을 하며 고객 한명 한명이 홍보 채널"이라며 "최근에는 화장품 외에도 식품, 유아용품, 생활용품 등에 관심이 높아져 국내 소비 경향과 비슷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일본 고객은 매장을 충분히 둘러보고 제품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는 실속파"라며 "동남아 고객들은 'K뷰티' 사랑이 특히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 지점장은 올리브영 최초로 MSV(Merchandising Supervisor) 직무를 수행했다. 기존 슈퍼바이저(매장 운영에 관한 총괄책임자) 업무에 상품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 전반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업무다. 일반 매장에서 사용하는 매뉴얼로는 명동 매장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화제 상품을 매장에 선제적으로 도입해 가장 '핫한' 제품을 명동 본점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착한팩토리·스타롤·제이준마스크팩·에이프릴스킨 등 브랜드 제품이 그의 손을 거쳐 '대세'로 거듭났다.

이 지점장은 테스터 상품과 새 상품을 동일 모듈(단위)로 진열하는 방식도 고안했다. '색약'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 지점장은 "수많은 색조 화장품 중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제품을 빨리 제공하기 위한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직원 도움 없이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고객들 만족도도 높고 재고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전 매장에서 채택하는 '표준 매뉴얼'이 됐다.


이 곳만의 경쟁력으로 '직원'과 '인테리어'를 꼽았다. 전국 790여개 매장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 경험'이라는 믿음에서다. 그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 개발을 지속해 고객들이 다시 찾는 매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리브영의 상징이고 다른 매장과 달라야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합니다. 올해는 키워드를 '사람'으로 잡은 만큼 직원과 고객 모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후배들이 롤모델로 삼는 '현장 전문가'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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