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는 이번주 한 주간 종가를 기준으로 1166.7~1182.1원을 오가며 출렁였다. 한주간 15.4원이 움직이며 V자를 그린 것이다. 보통 달러 강세, 원화 약세가 진행되면 한국 수출기업들에 호재로 해석되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해외로 송금을 하거나 대금을 결제받아야 하는 수출입기업들은 간발의 차이로 환손실을 입을 수 있어서다.
트럼프의 인터뷰에 대응하듯 지난 18일 옐런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며 "2019년까지 해마다 몇 번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원/달러는 다시 1177.6원으로 올라섰다. 19일에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가 "트럼프의 환율관련 언급은 장기적 관점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달러 강세의 손을 들면서 환율시장의 앞날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90원, 최저점과 최고점은 1160~1220원을 예상한다"며 "경제와 관련해서는 즉각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이 많지 않아 20일 취임 연설에서도 사회복지, 외교 등을 먼저 언급하고 감세나 재정정책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구두경고로만 그친다면 달러 하락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속적인 달러 강세가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원화가치 절하보다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이 더 클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에는 원/달러가 1% 상승해도 수출이 0.28%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경쟁적인 통화 가치 절하는 수출 확대 효과는 미미한 반면 수입 감소 효과가 커서 오히려 글로벌 교역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