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의 '숫자세기'…"어렵지 않아요"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2017.01.20 14:53
글자크기

[아이가 꿈꾸는 서재] <26> '괜찮아 아저씨', '별들의 선수권대회'

① '괜찮아 아저씨'

5살 아이의 '숫자세기'…"어렵지 않아요"


"1, 2, 3, ,4, 5, 6, 7, 9, 10."
"8, 8, 8이 빠졌잖아. 7, 8, 9, 10."

얼마 전부터 아이가 숫자를 셉니다. 봉지에 과자가 몇 개 들어있는지 셀 때, 엘리베이터에 있는 숫자버튼을 누를 때, 운동할 때. 1부터 10까지 쭉~세어내려가지만 8을 꼭 빼먹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손가락을 세던 아이가 8을 쏙 빠뜨립니다. 순간 욱하는 감정이 솟구쳐 올랐지만 간신히 한숨을 내쉬며 화를 가라앉혔습니다.



'공부는 포기해야 하나. 아니, 다른 데 소질이 있겠지' '100번은 더 얘기한 거 같은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다가도 이제 갓 5세 된 아이에게 너무 성미 급한 엄마가 아닌가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이런 조바심이 난 엄마에게 '괜찮아 아저씨'가 눈에 띕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5살 아이의 '숫자세기'…"어렵지 않아요"
'괜찮아 아저씨'는 이제 막 수 개념을 익히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1부터 10까지 알기 쉽게 도와주는 재미난 그림책입니다. 숫자를 생각하면 보통 손가락, 발가락이나 과일그림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뻔한 발상을 거부합니다.

땅딸막한 키에 동글동글한 아저씨는 단 열 가닥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저씨는 이 열 가닥의 머리카락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행여 한 가닥이라도 빠질까봐 조심조심. 하지만 이 초긍정 캐릭터 아저씨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이렇게 외칩니다. "오, 괜찮은데?"

비 오는 날 거미가 아저씨 머리에 매달려 한 올이 쏘옥,
곰이랑 시소를 타다 또 한 올이 쏘옥,
토끼와 깡충깡충 달리기 경주를 하다 또 한 올이 쏘옥,
꿀꿀 돼지랑 물놀이를 하다 또 한 올이 쏘옥.


한 올씩 빠질 때마다 슬플만도 한데 이 초긍정 아저씨는 남은 머리카락으로 다양한 모리 모양을 만듭니다. 세 갈래로 땋기도 하고요, 하나로 묶어 머리핀을 꽂아보기도 합니다. 두 올이 남았을 때는 더듬이를 만들더니 급기야 마지막 한 올이 남았을 때는 노란 리본을 답니다.

10부터 시작해 수를 거꾸로 세고 빼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의 머리에 수 개념이 자리잡습니다. 아저씨의 머리카락이 한 올씩 빠지는 상황은 엄마가 봐도 웃깁니다. 또 그 상황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아저씨의 모습을 통해 긍정의 힘과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괜찮아 아저씨'=김경희 지음. 비룡소 펴냄. 36쪽/ 1만원.

② 태양계 이야기 '별들의 선수권대회'

5살 아이의 '숫자세기'…"어렵지 않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에 떠있는 행성들 중의 하나입니다. 우주는 수많은 은하로 이뤄져 있는데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를 은하수라고 부릅니다.

태양계 이야기 '별들의 선수권 대회'는 지구를 포함한 8개 행성의 특징을 우주에서 열리는 별들의 선수권대회라는 상상의 경기를 통해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태양계 행성 가족의 엄마는 사랑의 여신 금성(비너스). 아빠는 7개 행성의 무게를 모두 합친 것보다 2.5배나 더 무거운 목성입니다. 태양계에서는 모든 천체가 참가하는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아빠 목성과 엄마 금성은 행성 아이들― 수성, 지구, 화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응원하기 시작합니다.

경기 종목은 단거리 달리기, 위성 저글링, 빨리 자전하기, 고리 돌리기, 균형 잡기, 태양 궤도 마라톤.

첫 번째 경주 '단거리 달리기'에서는 수성이 아슬아슬하게 100분의1천문단위 차이로 다른 소행성들을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위성 저글링 경기'에서는 자만한 토성이 62개 위성 중 38개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27개의 위성과 멋진 조화를 이룬 천왕성이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른 경기에서도 우승자는 계속 가려지고. 이번 대회의 종합우승은? 뜻밖에도 해왕성이 차지하며 모두들 놀라는데…. 우승한 종목이 하나도 없던 해왕성은 어떻게 종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태양계 이야기, 별들의 선수권대회'=토마스 흐라발 지음. 지양어린이 펴냄. 1만1000원.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