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청구…SRI펀드 삼성電 매도우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01.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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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편입 펀드 규모 153조원 규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글로벌 사회책임투자(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 펀드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4거래일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쏟아지며 삼성전자 주가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1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0.82% 오른 18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4거래일간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25만주 순매도했고 주가는 최고가(194만원)대비 4.74%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도 삼성전자 여파를 받으며 0.73%가 하락했다.



SRI 펀드란 편입종목을 결정할 때 기업의 재무 요소뿐 아니라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등 윤리적 요인까지 고려하는 펀드를 말한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SRI 펀드 규모는 13조4293억달러(한화 1경5745조7935억원)이고, 이 가운데 삼성전자를 편입하고 있는 펀드는 1302억달러(한화 152조6905억원)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SRI 펀드들은 국내 SRI 펀드에 비해 종목 편입 기준이 엄격해 대표이사 구속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주식을 제외할 수 있다"며 "SRI 펀드 규모를 감안할 때 시가총액 250조원 규모인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SRI펀드 삼성電 매도우려


반면 국내에서 설정된 SRI펀드는 관련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형으로 운용되는 SRI 펀드는 19개, 3572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중 채권혼합 펀드와 에너지 섹터펀드를 제외한 주식형 펀드는 13개로, 이 가운데 11개는 삼성전자 비중이 18~20%대(11월초 포트폴리오 기준)로 집계됐다.


공모펀드보다는 연기금 등 사모펀드의 SRI 펀드 규모가 훨씬 크다.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SRI 펀드 6조8000억원 등 총 7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연금 SRI 펀드는 국내 9개 운용사 및 자문사에서 국내 주식형으로 위탁운용하고 있다.

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들 운용사에 기업윤리와 관련한 포괄적인 운용지침을 내리고 있을 뿐 운용사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 지표에 주주권리, 이사회 구성과 활동 등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이사의 기소, 구속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놓지 않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도박, 환경오염, 담배 관련 주식에 투자하지 말라는 국민연금의 주문만 있을 뿐"이라며 "이 부회장 건과 같은 이슈가 있을 때 무조건 편입하지 못한다는 원칙이 없고 운용사 판단에 따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이래라저래라 할 형편이 못된다"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이 밝아 대부분 운용사들이 투자를 유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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