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당 박선숙(왼쪽), 김수민 의원이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리베이트 사건 1심 선고공판에 나란히 출석하고 있다. 2017.1.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양섭)는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에게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범죄증명이 안 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홍보전문가들에게 거액을 주기로 약속하고 선거홍보 TF팀을 구성, 업체 두 곳으로부터 리베이트 2억1620만원을 받아 이를 TF팀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공당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영세업체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조달해서 TF팀에 선거운동 관련으로 제공했고, 그 돈을 선거비보전 청구를 통해 국고로 보전받으려 했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방법으로 범행을 은폐하려 하는 등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박 의원과 김 의원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국민의당이 선거홍보물 제작업체 '비컴'에게 일감을 준 뒤 허위계약서를 작성하고, 김 의원이 운영하는 브랜드호텔에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브랜드호텔 측에서 비컴에게 공보물 기획·디자인에 관한 용역을 실제로 제공했다"라며 "비컴과 브랜드호텔 사이의 계약이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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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또 왕 전 사무부총장이 비컴 대표와의 대화에서 다른 업체가 리베이트를 제공하려 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국민의당이 당시 선거공보물 계약체결이 급박했던 상황을 봤을 때 "왕 전 사무부총장이 먼저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과 브랜드호텔 관계자들이 별도의 선거홍보 TF팀을 구성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이들이 사용한 단체채팅방 대화 내용의 대부분이 국민의당의 홍보대행 업무와 관련된 것"이라며 "단순 용역계약의 관계를 넘어서 실질적인 홍보기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브랜드호텔 관계자들이 "용역비를 받는데 가장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국민의당 내부의 비선조직으로 움직여 용역비 지급을 직접 요청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불법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선거비용 허위 보전 청구도 범죄 사실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박선숙·김수민 의원 등이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했으며 허위로 선거비 보전 청구를 했다는 검찰의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판결 후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인 증거에 대해서도 이런 판단을 하게 됐는지 의아하고 항소할 계획이다"라며 "법과 원칙을 무시한 채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론에 끼워 맞추기 식으로 판단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재판을 마친 김수민 의원은 "걱정해 주신 많은 국민들과 당원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국민의당이 정권장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이 왕 전 부총장을 구속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보였음에도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검찰의 기소가 무리한 것 아니었냐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는 "정권차원에서 안철수와 국민의당 죽이기란 게 증명된 판결"이라며 "공정한 판결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 결과에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 의지를 밝힌 검찰에 대해 "그래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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