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030 ‘빅뱅 퓨처’를 준비하며

머니투데이 김경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17.01.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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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경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겨울의 한복판이다. 때가 되면 따뜻한 봄은 곧 찾아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둘러보면 시대의 획을 그을 만한 변화와 혁신의 기운이 곳곳에서 움트고 있다. 기술을 위시해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누적되어온 거대한 힘들이 세상의 판을 크게 뒤흔드는 장면을 머지않아 지켜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다가올 2030 시대는 기술의 빅뱅시대가 될 것이다. 당분간은 베타 버전 정도에 머물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날이 똑똑해지는 ‘사람을 닮은 기계’ 시대의 개막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업 세계, 기업의 비즈니스와 학교, 병원, 군대, 정부 등 각종 조직의 운영에 변화의 폭과 깊이를 알 수 없는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2030 미래 세상에서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가상현실, 자율주행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홀로, 혹은 서로 뒤섞이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리고 생명과학 및 의료 분야의 혁신, 우주여행에의 도전, 그 무엇보다 복잡한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뇌 과학의 끊임없는 탐색 등의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미래 에너지 체계의 혁명적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이 기술 발전과 경제성 확보 노력에 힘입어 최근 에너지 체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2016년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브렉시트(Brexit)나 트럼프 현상은 지구촌의 세계화가 숨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들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세계화의 전성기 동안 누렸던 성장의 기회가 제약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아온,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우리는 최근의 반세계화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지금보다 훨씬 강해진 중국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할 것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G2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경제, 산업, 기술, 군사 및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양자 간의 갈등을 목격해온 터다. 자원, 기술, 사람 등을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는 중국이라는 블랙홀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항목임은 틀림없다. 최근 미국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우리의 미래를 점쳐볼 때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의 미래로서 저성장·고령화 사회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회와 산업의 활력, 교육과 직업 등 다방면에 걸쳐 예고된 변화를 맞이하여야 할 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와 산업을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슬기로운 해법이 시급한 실정이다. 글로벌 경제의 보호주의 파고와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의 거센 추격에 맞서면서, 내부적으로는 산업구조 개혁,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조성, 내수 활성화 등에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을 토대로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한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의 2030 미래 사회에서는 과거의 ‘빨리빨리!’ 문화가 유지될 수 없을 듯하다. 오히려 좀 ‘느리더라도 제대로!’의 문화가 적절할 수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합의가 중시되고 사람, 생명, 공동체의 가치가 보다 부각되는 따스한 미래를 상상해본다.

앞으로 2030 시대에 벌어질 수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것들의 동시다발적 빅뱅 현상이 가져올 충격의 폭과 깊이, 강도는 과거 겪었던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름하여 ‘빅뱅 퓨처’다. 우리와 우리나라가 ‘빅뱅 퓨처’를 제대로 누릴 행운아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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