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태' 교훈에도 올빼미 공시는 여전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1.01 15:24
글자크기

'휴장' 12월30일 악재성 공시 여럿 쏟아져

2016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영업일에 올빼미 공시가 쏟아졌다. 지난 한 해 한미약품 지연공시 등으로 기업들의 공시 활동에 대한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투자자의 빈 틈을 노린 악재성 공시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올빼미 공시란 기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재무상의 내용을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장 마감 후나 연휴 직전에 맞춰 내놓는 것을 뜻한다.



2016년 주식시장 폐장 후 휴장일이었던 지난 30일 기업들은 인수합병(M&A) 일정 연기, 공급계약 축소·해지, 채무보증, 전환사채(CB) 전환가액 하향 등 악재성 공시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업 인수합병과 신규법인 설립 등 경영상 주요 결정에 대한 일정 연기 공시가 잇따랐다. 아리온 (275원 0.00%)은 싱가포르 거래소의 우회상장 검토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일렉트로모티브그룹(Elektromotive Group Limited) 지분 인수 일정을 2016년 12월30일에서 2017년 3월23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케이엠더블유 (15,340원 ▼150 -0.97%)는 영업상황 변화로 베트남 법인 설립 일정을 내년 말로 연기했다. 에스에스컴텍 (28원 ▼29 -50.9%)은 블루비스와 볼텍스인터내셔널에 대한 지분 취득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사회 결정이 2014년에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2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회사 측은 "계약 상대방과 구체적인 계약완료 시점을 협의 중이며, 완료되는 즉시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채무보증 결정 및 연장 공시는 8건에 달했다. 한국전자홀딩스 (937원 ▲4 +0.43%)는 자회사인 케이이씨 홍콩 및 싱가포르 법인의 차입금 180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도이치모터스 (5,190원 ▼60 -1.14%)는 계열사인 도이치오토월드에 443억246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73.7%에 해당하는 액수다. 코스모화학 (30,600원 ▼400 -1.29%)은 계열사인 코스모촉매가 코스모제이차유한회사로부터 차입한 채무 116억원을 인수했다. 사조동아원 (1,039원 ▲14 +1.37%)한창 (1,254원 0.00%)은 채무보증 기간을 연장했다.

최근 코스닥 법인의 주가 부진으로 전환가액 하향 공시도 줄을 이었다. 화이브라더스 (155원 ▼55 -26.19%), 투비소프트 (305원 ▲8 +2.69%), 나이벡 (16,880원 ▼160 -0.94%) 등 6개사가 시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공시를 발표했다. 특히 화이브라더스와 나이벡은 미전환사채에 대한 전환가액을 30%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단일판매 및 공급계약 공시의 경우 멕아이씨에스 (2,715원 ▲15 +0.56%)가 스위스 아큐트로닉 메디컬 시스템즈 AG사와 체결한 HFT(고유량호흡치료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계약금이 10억8975억원에서 1억6260만원으로 줄어들었다고 공시했다. 케이엔씨글로벌 (27원 ▼24 -47.1%)은 케이팝호텔과의 18억8000만원 규모 호텔 인테리어 공사 계약이 해지됐다고 알렸다. 대경기계 (400원 ▼4 -0.99%)는 지난 6월 UTE와 체결한 342억원 규모 HRSG(가스복합화력발전소용 배열회수보일러) 제작 공사와 관련 "UTE로부터 공사재개 관련 공문을 받지 못해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