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보라, 저 환한 빛을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2016.12.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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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겨울나무’ 송정현(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보라, 저 환한 빛을


그렇다. 비우지 않으면 넘치고 넘치면 그득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다. 그득한 것들에 가린 곳은 어둡고 어두운 곳에서는 순한 생명이 자라지 못한다. 순한 생명이 자라지 못하는 곳에서는 밝은 미래가 사라지게 된다. 넘치고 그득한 것들에 가려 그 안에서 썩어가다 자멸에 이르게 된다. 숲이 일 년 내내 잎 무성한 여름만 지속된다면 햇빛을 보지 못한 관목들은 자라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며 잡목이 사라진 숲은 장마나 가뭄에 견디지 못하고 오래지 않아 헐벗게 되는 것과 같다.

고래로 인간이 나무를 닮고자 하는 이유를 생각할 때다. 더욱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지금이 바로 저 나무와 같은 마음으로 행할 때 아니겠는가. 보라. 저 환한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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