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진=머니투데이DB
SK그룹이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물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이 약속한 대규모 투자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인 SKC (113,900원 0.00%)는 자동차 부품회사 쌍용머티리얼 (2,780원 ▲20 +0.72%) 인수전에 참여했다.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에서 선정되며 KCC 등 4개회사와 경쟁하고 있다. SKC는 SK가 지분 4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산업용 화학 소재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산업용 필름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자회사로 SKC 솔믹스 (5,950원 ▼10 -0.2%)(SKC 지분율 42.67%), SK더블유(SKC 지분율 100%), SK텔레시스(SKC 지분율 79.39%) 등을 뒀다.
특히 SKC는 폴리우레탄 기술에 기반한 자동차 경량화 소재 '자운스범퍼'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자동차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쌍용머티리얼과 사업 영역에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머티리얼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동차 부품과 소재 사업에서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이에 앞서 SK네트웍스 (5,040원 ▲20 +0.40%)를 통해 지난 10월 생활가전 기업 동양매직을 61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과정에서 현대홈쇼핑, AJ네트웍스 등이 함께 경쟁했지만 가격과 인수 시너지, 경영전략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매각 측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방침으로 무산됐지만 SK텔레콤 (50,800원 ▼200 -0.39%)은 올해 국내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에도 나섰다.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1위 사업자 간 거래라는 점 외에 인수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M&A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외에 주요 대기업의 참여가 부진한 가운데 SK의 이 같은 행보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른 주요 그룹이 투자를 줄이거나 자산 매각,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을 견디는 전략을 펼치는 점과 대비된다. 이는 지난해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것과 맥락이 일치한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현대차, LG, 두산 등 주요 대기업과 달리 최근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드는 SK의 전략은 확실히 눈에 띈다"며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해선 회사 규모나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수를 검토한다는 점에서 투자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전략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