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조선불황…'협회 상근부회장 월급이라도 줄여서…'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6.12.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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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 이탈에 회비 징수난항...비용절감 차원 부회장 사퇴 후 전무체제로

서영주 전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 /사진=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서영주 전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 /사진=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기나긴 조선업 불황 여파에 직능단체인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직도 사라졌다.

4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서영주 상근부회장이 지난 1일 퇴임한 이후 후임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조선해양협회는 향후 전무 체제로 사무국을 운영할 방침이다.

그동안 조선해양협회 상근부회장은 명예직인 협회장 아래에서 실무를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해왔다. 조선사 CEO가 돌아가며 자리를 맡는 회장이 대외업무에 치중했다면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기관 출신 등으로 선임돼 업계 분석 및 회원사 협력사업을 도맡아왔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운영 및 상근부회장의 급여 및 판공비는 모두 회원사들의 회비에서 나온다. 조선업계가 최근 2~3년간 저가수주 여파에 따른 부실 누적 및 수주가뭄에 따른 매출 감소가 이어지자 회비 징수도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회사가 청산하며 2015~2016년 STX조선해양과 신아SB가 회원사에서 탈퇴했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해양협회 회원사는 현대중공업 (128,300원 ▼1,200 -0.93%) 조선 3사, 대우조선해양 (31,000원 ▼200 -0.64%), 삼성중공업 (9,390원 ▼40 -0.42%), 한진중공업,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등 8곳이다.



지난 1일 퇴임한 서영주 부회장은 조선업 불경기가 이어지고 회원사들의 회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부회장직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나마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원활한 협회와의 소통을 위해 서 부회장의 퇴임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 역시 "경비 절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다른 이유로 협회 상근부회장이 궐석인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무 체제로 전격 전환한 적은 없었다"며 "아직 불황 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업계의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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