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퇴진"…서울 170만·전국 232만 시위대 '분노'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김민중 기자, 윤준호 기자 2016.12.0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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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4)3차 대국민 담화·탄핵안 거부 조짐에 민심 폭발…사상 최대 시위 기록 경신

3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대가 가득 들어찼다. 주최 측은 이날 밤 9시30분 기준 서울에서만 연인원 17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3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대가 가득 들어찼다. 주최 측은 이날 밤 9시30분 기준 서울에서만 연인원 17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전국 232만명(주최측 추산)에 달하는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광화문 광장 일대 등 서울 도심에만 170만명 이상이 운집했다. 단군 이래 최대 시위 기록을 한 주 만에 갈아치웠다. 경찰 추산으로도 역대 최고치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조차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점이 분노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6차 촛불집회)을 열었다.

퇴진행동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밤 9시30분 기준 연인원 170만명(주최측 추산)이 광화문 일대에 모였다. 특정 시점, 정해진 공간에 최대 인원을 보수적으로 세는 경찰 추산으로도 이날 저녁 7시10분 기준 32만명이 모였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주최 추산 150만명, 경찰추산 27만명을 모두 넘어선 숫자다.

이날 집회는 10월29일 서울에서 첫 대규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이후 매주 열리는 6번째 시위다. 이번 집회는 서울 외에도 대구, 울산, 제주 등 전국 2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퇴진행동은 지역에서는 62만명 이상이 모여 전국 총 232만명 이상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전국 190만명(서울 150만명, 지방 40만명)이 모여 역대 최대였던 지난주 기록을 불과 한 주 만에 새로 썼다.


경찰도 지방 10만4000명을 더해 전국 42만4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5차 촛불집회 당시 33만여명으로 추산한 것에 비해 1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 3차 담화에 화가 난 시민들이 이번 주말에 더 많이 거리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9일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탄핵안 거부 움직임을 보이자 분노한 민심이 촛불시위 숫자로 나타났다는 풀이도 나온다.

이날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열린 사전집회에는 시민 2만여명이 참석해 새누리당을 규탄했다.

서울 도심에서는 본 집회를 몇 시간 앞둔 시점부터 일대 거리들이 시위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광화문역과 시청역, 경복궁역 등 인근 지하철역들은 계속해서 몰려드는 시민들로 움직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3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대가 가득 들어찼다. 주최 측은 이날 밤 9시30분 기준 서울에서만 연인원 17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저녁 7시 정각 '1분 소등 퍼포먼스' 당시 시위대가 일제히 촛불을 끈 모습. /사진=뉴스13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대가 가득 들어찼다. 주최 측은 이날 밤 9시30분 기준 서울에서만 연인원 17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저녁 7시 정각 '1분 소등 퍼포먼스' 당시 시위대가 일제히 촛불을 끈 모습. /사진=뉴스1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청와대를 포위하는 '에워싸기' 행진을 벌였다. 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까지 집회·행진을 허용하면서다. 현행법상 청와대 100m 이내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다.

시위대는 저녁 6시 본 집회를 가진 뒤 저녁 7시25분부터 청와대를 향해 2차 행진을 시작했다.

밤 10시10분 현재 집회는 청와대 일대 청운동 주민센터와 광화문 광장 등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효자동 치안센터 인근에선 경찰과 시민들이 4시간 이상 대치하고 있다. 촛불 대신 횃불을 들고 행진에 참가한 시민 200여명도 효자동 치안센터에 자리를 잡았다.

앞서 대통령 퇴진에 반대하는 극우성향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동대문과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참석자 대부분은 60~7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앞에서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란 이름으로 대통령 퇴진 반대 시위를 열었다. 주최 추산 3만7000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국 258개 중대, 경력 2만명을 동원했다. 율곡로와 사직로, 자하문로, 효자로, 삼청로, 세종대로, 종로, 새문안로 등 집회·행진 구간의 차량 통행은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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