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VC들의 투자자금 회수 유형 가운데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그쳤다. IPO를 통한 투자자금 회수 비중 27.2%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투자자금의 90% 이상이 M&A를 통해 회수된다. M&A를 통한 빠르고 손쉬운 엑시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청년들도 큰 부담 없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창업 생태계 선순환이 가능하다.
국내 최초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를 만든 권도균 대표 역시 자신이 창업한 이니시스와 이니텍을 매각한 경험이 있다. 미국 탭조이에 매각된 국내 벤처기업 파이브락스는 테터앤컴퍼니를 창업, 구글과의 M&A를 성사시킨 노정석 대표가 재창업에 성공한 회사다.
노 대표는 현재 파이브락스 매각자금을 기반으로 리얼리티리플렉션이라는 벤처 창업에 힘을 보탰다. 초기VC 본엔젤스 역시 엔써즈, 매드스마트(틱톡) 등 다수 투자기업이 KT, SK플래닛 등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회수한 투자자금을 다시 유망 벤처 발굴·투자에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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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효과를 톡톡히 본 벤처인사들이 재창업과 재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창업생태계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주도 창업생태계 육성 정책은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체업계에서는 M&A 관련 세제지원 및 규제개선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통해 자리를 잡아가는 기업들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모바일 시대 이후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국내에도 수많은 창업 씨앗이 뿌려졌다. 새싹 역시 충분히 움텄다. 이제 씨앗을 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싹을 틔운 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창업생태계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