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야욕? '프리미엄폰' 국내 출시…시장에서 통할까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6.11.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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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12월2일 LGU+ 통해 'P9 시리즈' 출시…韓 매출보단 '삼성 안방 공략' 효과 노린 듯

화웨이 'P9 시리즈'.화웨이 'P9 시리즈'.


중국 화웨이가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공백과 '아이폰7' 부진이 겹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것. 업계에선 한국 시장 매출보단 삼성전자의 안방 시장을 정면 도전함으로써 삼성전자와 맞상대하는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P9 시리즈’ 내달 2일 LGU+ 단독 출시=화웨이는 다음달 2일 자사의 프리미엄폰 ‘P9’(32GB)과 ‘P9 플러스’(64GB)를 LG유플러스를 통해 단독 출시한다고 밝혔다. 출고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50만원 후반(P9)에서 60만원 후반(P9 플러스)대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P9 시리즈’는 지난 4월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화웨이의 프리미엄폰이다. 라이카의 듀얼 카메라 기능이 압권. P9과 P9플러스 모두 후면 듀얼 1200만 화소 카메라, 전면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화웨이는 2014년 LG유플러스를 통해 보급형 스마트폰 ‘X3’를 국내 첫 출시한 뒤 ‘Y6’(일명 쯔위폰), ‘H폰’ 등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이들 폰은 대부분 초저가형 스마트폰이다. 화웨이의 주력 프리미엄폰이 한국 시장에 출시되는 건 P9 시리즈가 처음이다. 탐색전 단계를 넘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셈. LG유플러스 관계자는 “P9이 이미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통할까=그러나 화웨이 P9 시리즈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단 이통 3사 중 LG유플러스 가입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판매되는데다, 출시된 지 반년을 넘긴 상태여서 신제품 출시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아직까지 중국 스마트폰을 ‘저가 브랜드’로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도 난관이다. 시장 규모만 따져봐도 중국, 미국, 유럽, 인도 등 기존 화웨이의 주력 시장에 비해 턱없이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프리미엄폰을 내놓은 데는 또 다른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의 시장에서 명실공히 중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다. 화웨이는 수시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해왔다. 다만 열세인 프리미엄폰 브랜드가 약점이다. 지난 5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 법원에 특허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프리미엄 이미지의 삼성전자와 기술 경쟁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것.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의 텃밭인 한국시장에 자사의 주력 프리미엄폰 P9을 출시함으로써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삼성과 당당히 승부를 겨루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 숨겨져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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