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간부회의…유일호 "자괴감 빠져선 안돼"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6.11.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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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부총리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들 소신있게 지켜나가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1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1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벤처육성, 서비스산업 발전방안, 창조경제 등을 특정인이 좌지우지했다는 오해도 있으나 이런 부분은 소신 있게 지켜나가야 한다"며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기 비하를 해서는 결코 안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8시30분 기재부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대내외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이럴 때 일수록 기재부가 중심을 잡고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경제와 민생을 잘 보살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가 확대간부회의를 연 것은 지난달 17일 이후 처음이다. 확대간부회의는 통상 격주마다 열렸는데, 최순실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열리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11월 이후 기재부 청사가 있는 세종시에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 회의도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유 부총리는 기재부 간부들에게 '자존심'을 당부했다. 그는 "기재부 간부로서 그에 합당한 자존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재부는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일을 해 온 것이지 특정 정권이나 개인을 위해 일해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기 비하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적어도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기재부가 중심이라 할 수 있고, 여러분들이 중심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은 "속도를 내야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다음달 발표하게 될 경제정책방향과 관련해선 "정부에서 경제전망과 정책에 대한 방향을 일찍 제시해서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을 안심하고 영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 구조조정은 "로드맵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직이나 지역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한편 신기술·신산업 육성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대선 등 대외여건 변화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요인도 있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간부들에게 "그동안 애써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과 여러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적기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며 "견위수명(見危授命·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다)의 자세를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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