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오바마가 보여준 '재난의 리더십'…朴대통령은?

머니투데이 이슈팀 조현준 기자 2016.11.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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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대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사진=뉴스1<br>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대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사진=뉴스1


국가적 재난은 지도자의 위기관리 능력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 지도자의 판단력과 리더십에 재난 대응의 성패가 달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 지도자 중에는 자연재해 등 국가적 재난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긍정적 평가를 얻어낸 인물들이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장관 등이 손꼽힌다.



◇ '일사불란 지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난 4월 신속한 지진 대응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머니투데이DB지난 4월 신속한 지진 대응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머니투데이DB
22일 오전 5시59분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하자 일본 정부는 신속히 대응했다. 지진 발생 3분 만에 총리실 산하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이 설치됐다. 정부는 즉시 지진 규모와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를 총괄한 것은 지구 반대편에 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였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이던 아베 총리는 지진 17분 만에 내각 긴급지시를 내리고 1시간 만에 비상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보 수집을 철저히 할 것과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일본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도 '지진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는 지진 발생 5분 만에 기자들과 접견하고 26분 만에 총리 관저실에 위기관리센터를 구성했다. 이후 4일간 9차례 브리핑을 직접 주재하며 지진 대응에 나섰다. 아베 내각은 구마모토 지진 수습 이후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당적 전두지휘…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난달 4일 미국 동부 허리케인 '매슈'가 덮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가운데)이 워싱턴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회의를 주도하고 있다./사진=AFPBBNews=뉴스1지난달 4일 미국 동부 허리케인 '매슈'가 덮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가운데)이 워싱턴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회의를 주도하고 있다./사진=AFPBBNews=뉴스1
2012년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는 재선에 도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해 대처 능력을 집중 부각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난 컨트롤타워인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내세워 빠르고 효율적으로 재난에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적인 크리스티 주지사와 함께 샌디 피해 복구 현장을 같이 누비는 '초당적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오바마의 신속한 대처는 우호적인 여론을 이끌어냈다. 허리케인 피해가 컸던 지역인 뉴저지주의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도 오바마가 보여준 리더십을 칭찬할 정도였다. 허리케인 '샌디'가 오바마의 정권 재창출을 결정적으로 도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달 4일 미국 동부에 허리케인 '매슈'가 덮쳤을 때도 오바마는 기민하게 결단을 내렸다. 그는 허리케인 타격이 우려되는 지역에 순차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와 FEMA의 공조로 구호인력·물자지원이 각 주에 차례대로 이뤄졌다. 오바마는 4개 주 주지사들과 전화통화로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받으며 수습에 나섰다.

◇'전원 구조 기적' 연출…골보르네 칠레 장관
'33명 전원 구조' 기적으로 알려진 2010년 '칠레 광산 붕괴 사건'은 재난 리더십의 교과서로 손꼽힌다. 그 리더십의 중심에는 라우렌세 골보르네 전 광업부 장관이 있었다.

당시 해외 방문중이던 골보르네 장관은 대통령 지시로 급히 귀국해 지휘관 역할을 맡았다. 골보르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사고 직후 가족들을 만나 신뢰를 얻는 일이었다. 골보르네는 가족들에게 구조작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가족들과 공유할 것을 약속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을 설득했다.

구조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했지만 골보르네는 비난을 감수하고 가족들에게 모든 사안을 공개했고 함께 머리를 맞댔다. 사건 수습 중 돌발변수가 생기면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 즉각 수정해나갔다.

골보르네는 가족의 신뢰와 전문가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지하 700m에 매몰된 33명의 광부를 전원 구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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