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포트폴리오, 항공기 투자

머니투데이 윤보원 하나금융투자 부장 2016.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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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윤보원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부장

새로운 포트폴리오, 항공기 투자


최근 필자가 읽은 책 중에 공감대를 크게 형성한 내용이 있다. 주요 골자는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그저 겉으로 보기에 분주한 삶이 지속될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투자의 세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저 ‘남들이 다 하니, 나도 한 번 해볼까?’의 생각으로 투자의 세계에 뛰어든다면 마음만 분주하고 백전백패의 결과를 낳을 만큼 현재의 투자 환경은 매우 어렵다. 이제는 전통 투자에 머물러 있지 않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이러한 맥락으로 조금은 생소하지만 반드시 눈 여겨 볼 만한 투자처로 항공기 투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본 개념은 부동산 투자와 매우 유사하다. 항공기(집 또는 건물)를 매입해 이를 사용할 항공사(세입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사용을 허가하고 이에 대한 배당금(임대료)를 받다가, 필요 시 항공기를 매각하는 구조이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항공기 투자는 생소할 수 있지만, 기관 및 수퍼리치 층에서는 이미 친숙한 투자 포트폴리오다.

항공산업을 살펴보면, 지난 약 40년간의 통계를 확인해 볼 때 (ICAO,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 항공산업관할 UN산하기구 자료 근거) 항공여객 수요는 15년마다 약 2배 규모로 성장했다. 인구증가세, 개도국 경제발전, 도시화율, 중산층의 소비변화 등의 배경으로 최근 20년간 매년 4.5%의 수준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공급되는 항공기 시장의 진입 장벽은 실제로 매우 높다. 현재 상용여객기의 90% 이상을 Boeing과 Airbus 양사가 쌍방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자산 평가의 오류가 적고 개별 항공기 자산가치의 흐름도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다.



크게 3가지의 장점을 꼽을 수 있는데 첫째,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 할 수 있다. 매년 고정 이율의 임대료가 창출되기에 또 다른 투자 재원으로 사용 가능하다. 물론 얼마나 신뢰도가 높은 임차인에게 항공기를 빌려줄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겠으나, 글로벌 노선 점유율이 높은 국영 기업 위주의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러한 우려를 낮출 수 있다.

둘째, 유동성 측면에서 이용률이 높은 항공기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정책에 따른 변동성이 높은 국내 부동산 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하는 해외 부동산보다 자산 매각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산 투자의 효과를 가장 부각시킬 수 있는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항공기 가치평가사 Ascend사에 의하면 지난 1991년부터 지난 23년간 항공기 투자는 평균 6.2%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다른 자산과의 수익률 상관관계가 낮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글로벌 자산에 대한 투자로서 임대료를 달러로 수취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달러로 상쇄 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항공산업에 대한 단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국내 운용사들이 항공기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 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항공기 매입 경쟁력, 유지보수 노하우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년 간의 경험이 축적된 운용사 또는 항공기 유지관리 전문기관과의 전략적 제휴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필자는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안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혹자는 헌신하지 않는 위험이 잘못된 선택의 대가보다 크다고 했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 투자환경에서 움츠려 있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진정한 노력이 ‘겉으로 보기에 분주한 삶’이 아닌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전환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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