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금융시장 전망

머니투데이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2016.11.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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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박중제

2017년 금융시장 전망


2016년 금융시장의 가장 큰 한계이면서 동시에 성과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2017년은 이 같은 현실 인식에 기반해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사이클이란 어떤 특정한 현상 하나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장기로는 40년 금리 사이클에서, 중기 달러 사이클, 단기 경기 사이클 등 여러 가지 측면의 변화를 의미한다.

새로운 사이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정책의 변화이다. 우리는 2017년에 1) 재정정책 2) 고압경제 3) 헬리콥터 머니 4) 달러 약세 등 4가지 중요한 정책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제시한다.
1) 코스피지수 타겟은 2250을 전망한다.
2)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다. 유가 상승 목표치는 60~70달러다.
3) 채권의 전성시대는 이제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
4)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버블 붕괴는 없을 것이다

The New: 2017년 4대 정책 대전환



1) 재정정책
2016년에는 재정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했던 한 해였다. 2017년에는 재정정책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재정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승수이다. 케인즈 ‘일반이론’의 핵심도 재정정책의 승수가 크다(1.5~2로 추정)는 것이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재정승수가 0.5 이하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에 재정승수가 1.5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 국채 금리가 매우 낮고 2) 구축효과가 제한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 등의 직접 지출을 시행할 경우 재정승수가 4에 육박한다는 연구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2017년 시행되는 재정정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2)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
고압경제는 경제학 교과서의 성장론을 다시 써야 하는 문제이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성장론은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즉 잠재성장률은 공급 측 요인인 노동, 자본,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자 ‘수요 침체’가 ‘공급 변수’에 영향을 미쳐 잠재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장기 침체 후 기업들이 구조적으로 R&D 비용을 줄여서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받아들이면 경제 운용 정책의 많은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수요의 과열을 상당 기간 유지해야 잠재성장률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 헬리콥터 머니
헬리콥터 머니 정책은 통화와 재정이 결합된 정책이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정부 부채가 많아 채권 발행이 여의치 않은 경우, 밀턴 프리드먼은 MFFP(Money-Financed-Fiscal-Program)을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정책은 적어도 주요 국가 경제에서는 시행해본 적이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1930년대 초반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1932년 당시 재무상이었던 다카하시고레키요의 주도로 일본은행(BOJ)은 국내총생산(GDP) 5% 수준의 국채를 발행시장에서 직접 인수했다. 1930년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불황을 극복한 사례로 판단된다.
현재의 제반 환경에서 헬리콥터 머니 정책은 충분히 고려해봄 직한 정책으로 판단한다. 특히 일본이나 유로존의 경우 여기서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지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우리는 2017년에 일본 등에서 실제로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4) 달러 약세
2017년 미국 달러의 가치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으니 달러가 강세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우리는 더 이상 달러가 정책의 종속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글로벌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달러가 약세로 가야 한다.
환율절상의 주요 타겟은 독일과 아시아 경상흑자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는 또한 상대적으로 재정정책에 대해서 소극적인 입장이다. 환율절상이 실현된다면 독일 및 아시아 경상흑자국에서는 경기 방어를 위해 내수 부양 정책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환율 경로를 통해 일종의 경기 부양을 위한 ‘글로벌 정책공조’가 실현될 수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생각이 그저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16년 이후 미국 달러 정책은 더 이상 강달러를 용인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BHC 법안 발의, 환율보고서 작성, 연준의 강달러 우려 표명 등은 미국 환율 정책 전환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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