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령층에 몰린 '질 나쁜 일자리'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2016.11.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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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비정규직 평균 월급 149만4000원, 정규직보다 130만1000월 덜 벌어

성별·연령별 비정규직 규모/자료제공=통계청성별·연령별 비정규직 규모/자료제공=통계청


644만명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중 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비정규직이 남성보다 여성에 집중되는 현상도 심화됐다. '질 나쁜 일자리'가 고용 취약계층인 고령층, 여성에 몰린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64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금 근로자(1962만7000명)의 32.8%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늘었다. 비정규직 비중은 2011년(34.2%) 이후 3년 연속 줄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확대됐다.



◇비정규직, '60세 이상' 가장 많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비정규직이 146만8000명으로 다른 세대와 비교해 가장 많았다. 1년 전보다 15만1000명 늘어난 숫자로 전체의 22.8%에 달했다. 이어 △50대 21.5% △40대 19.8% △20대 17.5% △30대 15.4% △20대 미만 3.0% 순으로 조사됐다.

60세 이상 비정규직은 2011년까지만 해도 전체(20세 미만 제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작았다. 하지만 2012년 17.2%로 20대와 같게 나타난 뒤부터 다른 연령대를 차례로 추월했다. 통계청은 고령화로 인해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는 여성 비정규직이 353만8000명으로 14만8000명 늘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0.9%포인트 늘어난 54.9%다. 남성 비정규직은 2만4000명 증가한 29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45.1%다.

남·녀를 따로 떼어 보면 남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26.4%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줄었다. 반면 여성 비정규직은 여성 임금근로자의 41.1%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늘었다. 여성은 비정규직 증가 인원이 정규직보다 많았지만 남성은 거꾸로였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평균 월급 150만원 밑돌아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149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원 올랐다.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9만9000원 증가한 279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130만1000원 덜 버는 것.


임금에 영향 끼치는 근속기간, 근로시간, 교육수준 등을 동일 조건으로 제한할 경우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전년보다 0.3%포인트 확대된 10.5%로 나타났다. 정규직 임금이 100일 때 비정규직은 89.5라는 얘기다.

비정규직 평균 근속기간은 2년5개월로 전년보다 1개월 늘었다. 정규직은 2개월 증가한 7년5개월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근속기간 차이는 5년으로 1년 전보다 1개월 확대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각각 40.5시간, 33.2시간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은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이 각각 44.8%, 42.8%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0.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0.6%포인트 하락한 36.3%로 조사됐다. 정규직의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가입률은 각각 86.2%, 84.1%, 82.9%다.

비정규직 시간외수당과 퇴직급여 수혜율은 각각 24.4%, 40.9%로 0.7%포인트, 0.4%포인트 올랐다. 반면 상여금과 유급휴일 수혜율은 각각 38.2%, 31.4%로 0.8%포인트, 0.5%포인트 낮아졌다.

통계청이 이날 함께 발표한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594만1000명로 집계됐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취업·창업을 희망한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23.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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