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를 하고 있다. 2016.10.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 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3번에 걸쳐 호텔롯데 상장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 롯데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면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그늘에서도 벗어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67개 계열사간 순환출자고리로 얽혀 있다. 지난해 416개 계열사의 순환출자를 끊어내면서 67개로 정비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순환출자를 끊어내는 출발점은 일본 롯데와 단절을 통한 호텔롯데 상장이다. 그룹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 롯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오너 일가의 경영권 유고시 일본인의 한국롯데 지배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때문에 신 회장도 혁신을 거론할 때마다 호텔롯데 상장을 첫 순위에 뒀다.
호텔롯데 지분구조는 △롯데홀딩스(19.07%) △11개의 일본 L투자회사(72.65%) △광윤사(5.45%) △일본패미리(2.11%) △부산롯데호텔(0.55%) △호텔롯데 자사주(0.17%)로 이뤄져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이 91.72%로 절대적인 지배권을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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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는 신 총괄회장이 정정할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롯데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한국 롯데가 자산 83조원으로 일본 롯데(5조7000억원)에 비해 24배 가량 덩치가 크지만,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전쟁'이 벌어졌다. 이는 롯데 지분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반증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1차 시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가 올해 상반기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전체 주식의 35%에 해당하는 4785만5000주(신주모집 3420만주·구주매출 1365만5000주)를 일반 공모할 계획이었다. 기존 대주주 보유지분을 처분하는 구주매출에는 호텔롯데 주주인 일본 L투자회사 11곳 가운데 4곳이 참여했다.
일반 공모 주식 가운데 20%(957만1000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고, 나머지 80%(3828만4000주) 가운데 20%(957만1000주)는 일반 청약자, 60%(2871만3000주)는 기관투자가에 배정됐다.
당시 호텔롯데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9만7000~12만원으로, 최저 희망 공모가를 기준으로 예상 공모금액은 4조64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오진원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상장안을 따를 경우 증자 등을 감안해 상장 완료 후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 지분율은 64.4%까지 하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후 주요 계열사 등을 추가 상장해 일본계 지분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이 마무리되면 이날 롯데가 공식 발표한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등 추가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희석시키고 중간지주사와 지주사 등 체계를 만들어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를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9.0%)과 롯데정보통신(7.5%)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계열사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향후 호텔롯데 지분 취득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 시기는 이르면 내년 중반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주요 임원들의 재판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상장 재추진은 별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기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신 회장의 의지가 표현된 만큼 하루라도 빨리 재추진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