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온실가스 농도 증가속도, 지구 평균보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6.10.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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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WMO), 지구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 '사상 최초' 400ppm 진입 발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경향/자료제공=기상청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경향/자료제공=기상청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년 증가해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한계선'에 달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반도 온실가스 농도 증가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전 지구 이산화탄소 연평균 농도'가 400ppm(백만분율)에 달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1958년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400ppm대에 진입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은 2.3ppm으로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농도 증가량(연 2.1ppm) 보다 더 컸다.

한반도에서는 1999년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을 시작한 이래 2012년 400.2ppm으로 처음 400ppm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407.0ppm까지 치솟았다. 이곳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3ppm씩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5ppm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은 WMO와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가 넘어서는 안 될 선으로 설정해 놓은 마지노선이다. IPCC는 400ppm을 현재 수준의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는 선으로 보고 있다. WMO와 IPCC는 '지구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높아지지 않는 것'을 위해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선을 지켜야 한다고 제안해왔다.

1958년 3월 미국 하와이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최초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313ppm이다. 58년 새 이산화탄소 농도는 87ppm 증가했다. 그동안 지구 온도도 상승했다. 이상기후 현상도 보다 자주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당사국들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까지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번 관측 결과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학계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속도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20~30년 뒤엔 450pp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450ppm을 넘으면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오르게 된다.

이산화탄소 농도 450ppm이 현실화되면 극지방 빙하·영구동토가 녹아내릴 가능성이 높다. 해수면 상승으로 각종 기상재난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과 기습적 가을 태풍 차바 등의 근본 원인은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꼽힌다.

올해 8월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6.7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많았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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