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에 野 일부 박수, 국당은 회의장서 대응논의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6.10.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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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朴 "2017체제 만들자" 민주당서 박수… 국당 박지원 대표 주재 '해설회합'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2016.10.24/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2016.10.24/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을 언급하자 국회 본회의장은 고요해졌다. 박 대통령도 목소리를 한 톤 낮췄다. 낮게 깔리는 목소리에서 개헌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연설 직전에야 내용이 공개되면서 역습을 당한 셈이 된 야당은 본회의장 내에서 이에 대해 의사표명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24일 오전 국회서 열린 2017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된 5년 단임 헌법은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며 "개헌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과제로 받아들이고 실무적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헌 선언에 정부·여당은 박수로 화답했다. 대통령은 연설의 한 챕터를 모두 개헌에 할애하고 약 5분여 간 집중적으로 개헌론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을 채운 의원들은 7차례 박수를 쳤다. 이날 연설 중 23회 나온 박수 중 7회가 개헌에 집중됐다.

개헌론으로 고요해졌던 회의장 분위기를 깬 것은 박 대통령의 "개헌은 내 공약. 더 미룰 수 없다"는 발언 직후 나온 박수였다. 이어 "개헌 추진에 중심적 역할을 할 의원들 앞에서 개헌 추진을 말하기로 판단했다"는 발언에 박수가 나왔다.



여당 의원들은 "새로운 시스템의 필요성", "특정 세력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갈 수 없는 20대 국회 구도가 개헌에 좋은 토양이 될 것", "1987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킬 2017년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개헌 실무준비를 해 나갈 것"과 같은 발언에 박수를 보내며 힘을 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함께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박 대통령은 이날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6.10.24/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함께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박 대통령은 이날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서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6.10.24/뉴스1
특히 연설 내 냉담했던 야당 일부에서 박수가 나오며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이 "2017년 체제"를 언급하자 회의장 앞쪽에 자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가 박수로 공감을 표했다. 대통령이 개헌 발언을 마무리하며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자 다시 여당 의원들과 함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당은 시정연설 직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을 중심으로 전 의원이 회의장 안에 둥그렇게 모여 즉석에서 개헌론을 놓고 임시회합을 열었다. 주로 박 위원장이 해석을 내놓고 다른 의원들이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일부 의원들은 수첩을 꺼내들고 박 위원장의 말을 메모하기도 했다.


개헌론엔 일부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박 대통령 연설 내 야당은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민주당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해명을 요구하는 손팻말이 4개 올라왔다. 정의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은 고 백남기 농민 부검 등에 항의하는 수건을 연설 내 펼쳐들었다.

박 대통령 입장 때도 다 같이 기립은 했지만 박수로 반긴 것은 극소수였다. 박 대통령 퇴장시에는 여당 의원들이 길게 늘어서 악수하고 박수를 쳤지만 야당 의원들은 기립하지 않았다가 삼삼오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을 32번, 예산(예산안 포함)을 21번, 정부를 19번, 개헌(개헌안 포함)을 17번, 혁신(혁신센터 등 포함)을 11번, 북한(북핵 포함)을 11번, 창조경제(창조경제혁신센터 포함)를 7번 언급했다.

국민의당 의원들이 24일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회의장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국민의당 의원들이 24일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회의장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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