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중전회' 4대 키워드…시진핑 "어떤 승부수 띄울까"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김신회 기자 2016.10.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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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핵심' 공식화하면 권력 기반 크게 강화될 듯, 상무위원 교체 등서 장쩌민파 반발이 고비

中 '6중전회' 4대 키워드…시진핑 "어떤 승부수 띄울까"


중국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최고지도자들이 총출동하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일명 6중전회)가 24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린다. 올해 6중전회는 특히 내년 공산당 전당대회(5년 단위)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중국 최고 지도자 지위에 오르며 1인 권력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이번 6중전회에서 어느 때보다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정부는 출범이래 종엄치당의 일환인 반부패 활동을 통해 대중적 지지를 얻는 한편 반대파들을 견제해왔다. 시 주석은 6중전회에서 반부패를 다시한번 공식화하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논리로 삼을 전망이다.



◇'반부패 다큐', CCTV 전 인민 상대 홍보

이미 분위기는 달아 오르고 있다. 중국 국영 중앙방송인 CCTV는 지난 17일부터 매일 황금시간대에 45분짜리 다큐멘터리 ‘영원히 길위에서’를 내보내고 있다. 이 다큐는 반부패 활약상을 담은 것으로 6중전회 개막일인 24일까지 8부작으로 방영된다.

특히 호랑이(고위직) 부패 사범들을 직접 출연시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인터뷰를 하게 하는가 하면 그들을 붙잡은 기율검사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조사 뒷이야기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다. 이 다큐에 따르면 올 들어 1~8월 반부패 조사 건수는 2만5105건으로 전년대비 25.4% 늘었다. 사실상 시 주석의 반부패 활동과 종엄치당의 논리를 전 인민을 상대로 홍보하는 것이다.



◇'상무위원 교체', 시 주석 "어떻게 새판 짤까"

이번 6중전회는 중국을 이끄는 최고 권력그룹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총 7명) 교체의 윤곽이 나오느냐도 관심거리다. 상무위원 7명은 권력 서열 1~7위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파워를 갖는다. 현재 상무위원은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 상무 부총리가 맡고 있다.

이들은 2012년 11월 제18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발탁된 인물로 왕 서기를 빼면 모두 시 주석 사람이 아니라는 평가다. 그런데 시 주석과 리 총리를 빼면 5명 모두 내년 가을 제19차 전당대회에서 ‘7상8하’(당 대회 당시 67세면 유임되고, 68세면 은퇴한다) 원칙으로 물러나야 한다. 게다가 차기 상무위원 후보군인 정치국 위원(25명) 중 6명도 역시 7상8하에 걸려 내년에 퇴임한다.


시 주석의 수 읽기가 복잡해지는 이유다. 상무위원이나 정치국 위원에 얼마나 많이 자기 사람을 앉히느냐가 급선무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이 이번 6중전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이 7상8하 원칙을 아예 없애거나, 예외 규정을 만들어 자기 인물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시진핑 핵심', 6중전회서 공식화될까

올해 6중전회는 시진핑 권력 강화의 명분인 ‘시진핑 핵심’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이냐도 주목된다. 중국에서 핵심이 중요한 정치 용어가 된 것은 천안문 사태가 진압된 1989년 6월이다. 당시 덩샤오핑은 지도자들을 불러놓고 “제1세대 영도집단의 핵심은 마오쩌둥이었고, 2세대 핵심은 자신이며, 3세대 영도집단 핵심은 장쩌민”이라며 “‘장쩌민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을 만들어 중국을 통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후진타오 시절에는 이 표현이 사라졌다. 그만큼 권력 장악력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10여년간 잊혀졌던 핵심이라는 용어를 다시 부활시켜 자신의 권력 장악을 노리고 있다. 만약 6중전회에서 공산당이 ‘시진핑 총서기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문건을 채택한다면 중국은 시 주석 본인의 찬성과 거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시진핑 시대를 열 수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주석을 마오쩌둥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로 만들려 한다”며 “이는 시 주석 지위를 ‘시진핑 핵심’으로 한 단계 높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인민논단’도 최근호에서 시 주석을 ‘시 핵심’ 으로 또 다시 찬양하며 분위기를 잡고 있다.

◇'장쩌민파 반발', 복잡해지는 수싸움

시 주석이 핵심 지도자에 오르면 리커창 총리 중심의 공청단파와 장쩌민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년 전당대회에서 리 총리 퇴임설이 불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 주석은 이미 원래 리 총리가 맡아야 할 중앙재경영도소조 조장을 직접 맡는 등 리 총리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의 경제 참모로 꼽히는 류허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도 이 영도소조의 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며 사실상 경제 정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시 주석이 6중전회에서 뜻한 바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마오쩌둥이 확립한 ‘4권 분할’(공산당, 정부, 입법부, 정치 자문기구)에 부합하지 않는데다 상하이방 등 반대파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대대적인 공산당 재편을 통해 덩샤오핑이나 마오쩌둥 시절보다 훨씬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하려 한다”며 “그러나 이는 장쩌민조차 성공하지 못했던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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