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차 산업혁명의 대부'가 우리 정치에 던진 메시지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2016.10.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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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4차 산업혁명의 대부'가 우리 정치에 던진 메시지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경제 정책에 있어서 좌파와 우파의 간극은 잦아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간극은 옛 것을 지키고자 하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에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 내한한 '4차 산업혁명의 대부'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이 18일 국회 4차 산업혁명 포럼과의 특별대담에서 강조한 얘기다.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정치가 대담의 주요 주제로 심도있게 논의되지는 못했지만 그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정치권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다보스 포럼의 창립자로 올초 4차 산업혁명의 메시지를 처음 던진 인물이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특히 기술의 진보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경제·사회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입법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적 변화를 지원하기 위한 입법은 수십년이 지나서야 완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 관료들은 계속해서 기술적인 변화를 이해하고 따라가고 필요할 경우 입법을 통해 기술적 진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적이 국내 정치권 혹은 특정 정당의 구체적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 정치권에 상당한 울림을 줬다. 툭하면 정당 민주주의의 한계를 시험하는 극단적 대치가 반복되는 우리 국회에서 하루가 빠르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기술과 경제·사회를 지원하는 입법적 지원을 제 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덩치가 큰 물고기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먹이를 잡아먹는 시대"라는 그의 지적을 고려하면 좀 더 위기감이 느껴진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정치권이 요동을 치고 있다. 나라를 이끌어보겠다는 정치 지도자들이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나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물론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쟁에 빠져 우리 눈 앞의 변화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미래 우리의 밥그릇을 차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진정한 정치 지도자라면 기술과 사회, 경제적 변화를 이끌어나갈 비전까지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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