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오늘… 친목 모임차 탔던 유람선에 불, 30명 목숨 앗아가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2016.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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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고 사흘 후 또 대형 참사

충주 제5호 유람선 화재사고/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충주 제5호 유람선 화재사고/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22년 전 오늘… 친목 모임차 탔던 유람선에 불, 30명 목숨 앗아가
성수대교 사고로 어수선했던 한 주였다. 사흘 전 성수대교가 무너지면서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 주말동안 구조 뉴스와 사고 현장에 빠져있던 시민들은 그 다음날인 월요일, 일상으로 돌아왔다.

서울·부천·홍천 등지에서 친목 모임차 충주호와 단양 고수동굴을 관광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평온해 보였던 일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배에서 불이 붙으면서 또한번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2년 전인 오늘(1994년 10월 24일) 충주호 유람선 사고가 발생, 3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건이 발생했다. 충주 유람선 제5호는 충북 단양읍에서 충주로 향하는 유람선이다.

1986년 7월 만들어진 이 배는 127명을 태울 수 있다. 이날 오후 4시 충주유람선 제5호는 정원을 초과한 132명을 태우고 충주로 향했다. 함께 유람선에 탄 승무원은 3명이었다.



1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옛 단양철교를 지나던 배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불은 순식간에 갑판과 선실로 옮겨 붙었다. 선원들은 승객들을 선실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선실은 이미 불로 인한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지급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선실 문까지 열리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승무원들이 유리창을 깨고 승객들을 하나씩 꺼냈다.

다행히 충주5호 유람선 인근을 지나던 유람선과 어선들의 도움으로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바다로 뛰어든 승객들을 차례로 구조해 냈다.


경찰, 구조대원,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지 약 한시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원들은 선실에서 불에 탄 시신 3구와 익사한 시신 4구를 수습했다. 다음날까지 이어진 구조에서 사망 25명, 실종 5명이 공식 확인됐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103명의 승객 중 33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이틀 뒤인 10월 25일에는 4구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해 실종자는 1명으로 줄었다. 당시 유람선 운영사는 승객 명부를 작성하지 않아 신원을 파악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사고의 원인도 안전 불감증이었다. 선원들의 초동대처는 물론 당국의 사고 수습까지 늦어져 비판을 받았다. 선원들은 배를 운항하기 전 구명조끼 위치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사고 발생시 매뉴얼도 공지하지 않았다.

선실에서 불이 나 유람선 자체의 결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도 제기됐다. 산악철을 맞아 배 정비할 시간도 없이 유람선을 무리하게 운행해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특히 성수대교 붕괴사고 3일 만에 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나 대한민국의 안전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 증폭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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