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미디어공룡' 타임워너 97조원에 인수 발표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2016.10.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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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3000억 달러 거대 통신미디어 그룹 탄생 목전

AT&T /사진=블룸버그AT&T /사진=블룸버그


미국 2위 통신사업자 AT&T가 미디어 공룡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약 97조4400억원)에 인수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통신업계는 물론 미 기업 전체를 통틀어 올해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된다. AT&T 시가총액은 2260억 달러, 타임워너는 720억 달러다. 두 회사 시가총액을 합치면 2980억 달러에 달한다.

AT&T는 타임워너를 주당 107.5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현금과 주식으로 각각 53.75달러를 제공하게 된다.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하려는 것은 타임워너가 가진 콘텐츠 역량 때문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진화를 앞둔 상황에서 가입자당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고품질 동영상 콘텐츠의 확보가 절실한 상황. 이미 AT&T는 위성 방송사업자 디렉TV를 485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2014년에는 체르닌 그룹과 미디어 사업에 투자하는 오터 미디어를 공동 설립했다.

타임워너는 연간 매출이 292억 달러로 컴캐스트(757억 달러), 디즈니(525억 달러)에 이어 미국 3위 미디어 업체다. 영화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를 비롯해 CNN, 케이블네트워크 HBO, 카툰네트워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인 훌루 지분도 10% 갖고 있다.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콘텐츠도 배트맨과 해리포터 시리즈 등 다양하다.



합병이 성공하면 AT&T는 자사 모바일 고객에 이들 콘텐츠를 제공,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경쟁에서 우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버라이즌은 콘텐츠 강화를 위해 야후 인수전에 참여, 지난 7월 4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금액이 천문학적인 데다 AT&T가 보유한 현금이 72억 달러 수준이라는 점에서 합병이 순조로울지는 지켜봐야 한다. 경쟁 당국이 경제제한을 우려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타임워너 주가는 21일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7.8% 오른 89.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4% 오른 92.98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AT&T 주가는 3% 내려간 37.49달러에 머물렀으며 시간 외 거래에서는 0.24% 추가하락하며 37.40달러에 그쳤다.


AT&T는 지난 2011년 미국의 4위 이동통신사업자 T모바일을 인수하려 했지만, 당국의 불허로 불발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도 이날 "대통령이 되면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랜달 스티븐슨 AT&T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가진 두 회사의 완벽한 일치가 미디어 및 통신업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프리미엄 콘텐츠는 언제나 승리하고 모바일에서도 이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제프 뷰크스 타임워너 회장은 "우리의 브랜드와 프리미엄 콘텐츠를 모바일 환경에서도 더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미디어와 통신의 계속된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AT&T는 우리의 콘텐츠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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