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냉온탕 오가는 실적 시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6.10.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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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불확실성 높은 3·4분기... 트라우마 극복할까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영향으로 잠정실적을 하향 조정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전자 등 대형주들이 컨센서스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KB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주들은 연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다음주 증시도 실적 발표에 따라 좌우되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주들이 얼마나 선방하는지가 관건인 가운데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건설주들이 얼마나 더 좋을지도 주목 대상이다.



◇못 믿을 컨센서스..실적 트라우마 지속될까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는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5조2000억원으로 기존 7조8000억원 보다 하향, 수정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일회성 사안 영향 때문이지만 증권가의 기존 시장예상치(컨센서스)인 7조5000억원보다 30% 이상 낮은 수준이다.

1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증권가 컨센서스를 11% 하회하는 4609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 (92,900원 ▲100 +0.11%)와 에스원, 쌍용차 등도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반면 KB금융, 신한지주 등은 컨센서스를 15% 이상씩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아직 어닝시즌 초기이지만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는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주 자동차 건설 IT 화학 등 주요 업종별 대표주들의 실적 발표가 예상돼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 및 시크리컬 업종의 선방은 긍정적이지만 IT 자동차의 부진은 시장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동안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반복되면서 시장 상승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이번 실적 시즌의 관건은 하반기 실적 트라우마 극복 여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일의전략]냉온탕 오가는 실적 시즌


다음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 가운데 주목할만한 종목은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와 대우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건설주 등이다. 현대차 기아차는 파업 여파 등으로 컨센서스가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어 낮아진 눈높이를 얼마나 충족할지가 주목대상이다.


건설주의 경우 주택 시장 호황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 개선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주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밖에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실적발표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1팀장은 "삼성전자 LG화학 등의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실적 시즌의 분위기는 차분하다"며 "실적 시즌 피크라는 점에서 실적 호전주 중심의 선별적 종목 대응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예상되는 서프라이즈는 서프라이즈가 아니다?

다만 실적 자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할 수 있다.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되는 종목들의 경우 시장 우려가 실적 발표 이전에 주가에 반영되는 경우도 있고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의 경우에도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

LG화학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꾸준히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직전 컨센서스 대비 10% 낮은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오히려 주가는 반등했다. LG전자 역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발표 직후 이틀간 10% 급등하는 등 오히려 주가는 올랐다.

신한금융투자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종목의 조건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거래 강도 상승이 동반되는 경우라고 제시했다.

안현국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2년 이후 어닝서프라이즈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하위이고 거래강도가 상승한 종목들이 시장 대비 6.1% 초과 상승했으며 반대 조건의 어닝서프라이즈 기업 대비로도 5.5%포인트 초과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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