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되살아난 실적 부진 우려, 투자심리에 찬물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10.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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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되살아난 실적 부진 우려, 투자심리에 찬물


뉴욕 증시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며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모간스탠리 등 예상을 웃돈 기업 실적에 상승했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95포인트(0.14%) 내린 2141.3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40.27포인트(0.22%) 하락한 1만8162.3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4.58포인트(0.09%) 떨어진 5241.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너스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까지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내놓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실적 전망이 썩 좋지 않고 이미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이어서 시장이 그다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과 보험사 트래블러스의 실적 부진이 직격탄이 됐다. 버라이즌은 3분기 순이익이 36억달러(주당 89센트), 매출은 30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2억달러(주당 99센트)와 331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1.01달러로 팩트셋 전망치 0.99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트래블러스는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4%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따라 버라이즌과 트래블러스 주가는 각각 2.5%와 5.8% 하락했다. 두 종목 부진으로 다우 지수는 5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보야 파이낸설의 카린 카바노프 선임 전략분석가는 “이번 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선거와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증시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달러는 이미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때와 같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로 연결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해외 매출이 감소하는 만큼 12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이어갔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6만건을 기록, 전주대비 1만3000건 증가했지만 고용 호조를 판단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도 하락했지만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기존주택 판매는 3.2% 증가하면서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수석 전략분석가는 “경기지표에 따라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한 달은 강세를 보였다가 다음 달에는 다시 경기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증시에서)뚜렷한 경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필요한 경우 양적완화(QE)를 연장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연장 여부나 양적완화 규모의 점진적 축소를 뜻하는 테이퍼링 이슈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채권 매입을 급격하게 종결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전략분석가는 “ECB가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인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의문투성이”라며 “어떤 자산을 매입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시장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기에는 너무 얕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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