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상생'·'해외개척'으로 불황돌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6.10.2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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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협력해 중국·동남아 등 진출 '두마리 토끼' 전략

CJ오쇼핑이 지난해 9월 개최한 멕시코 해외시장개척단 행사에서 중소·중견기업 11개사 직원 16명이 중남미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와 현지 바이어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 CJ오쇼핑은 행사를 통해 6개 기업이 36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사진=CJ오쇼핑CJ오쇼핑이 지난해 9월 개최한 멕시코 해외시장개척단 행사에서 중소·중견기업 11개사 직원 16명이 중남미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와 현지 바이어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 CJ오쇼핑은 행사를 통해 6개 기업이 36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사진=CJ오쇼핑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중소기업 상생'과 '해외판로 개척'을 통해 국내 불황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의 정착에 주력하며 '상생'과 '시장개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중소기업의 해외협력 진출을 위한 재원을 출연한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협약을 맺고 한국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진출을 위해 지원한다. 연말까지 시범적으로 1억원을 출연해 운영한 후 지원금액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지금까지와는 달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처의 범위를 확대한다. 방송 중 프로모션이나 각종 마케팅 비용 등까지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해외에서 한국 중소기업 상품의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들은 기존 지원 항목 외에도 필요하다고 느낀 분야에 대해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

기금 조성은 GS홈쇼핑이 만들고 있는 '글로벌 성장 생태계'의 일환이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없거나 초기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 우수한 중소기업의 해외 경쟁력 확보가 목표다.



GS홈쇼핑은 해외 8개국에 걸친 홈쇼핑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진출을 지원해 왔다. 자금지원뿐 아니라 수출에 필요한 통관절차 등 노하우도 제공한다.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홈쇼핑 시장개척단을 운영해 한국 중소기업들이 해당지역의 바이어와 만나 상담도 할 수 있는 지원책도 갖췄다.

CJ오쇼핑도 CJ IMC(해외 구매 회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신규진출을 올 한해 30건 이상 성사시킨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국가별 시장 특성에 맞는 중소기업상품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2007년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CJ IMC는 CJ오쇼핑의 해외 사이트에 상품 조달과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세워진 CJ오쇼핑 자회사다.

올해도 11월2~5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홈쇼핑 해외시장개척단'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행사는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20곳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CJ오쇼핑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TV홈쇼핑 SCJ의 상품기획자(MD)들과 수출상담을 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중국과 대만, 베트남에 진출해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 첫 진출국(2005년 1월) 대만에서는 TV홈쇼핑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3년간 연매출 성장율이 평균 10% 수준이다. 2012년부터는 중소기업 제품을 직매입해 해외바이어들에게 판매·공급도 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해외 취급액은 전체 취급액의 35%를 웃돌고 있다. 베트남의 '롯데닷비엣'은 전년 대비 취급액이 △2014년 50% △2015년 83% 증가했다.

홈쇼핑업체들이 해외 중소기업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한계에 부딪힌 국내시장을 중소기업과 협력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상생을 모색해 사회적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아울러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한국산 제품 신뢰도가 높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 해외로 진출한 국내 홈쇼핑업체를 통해 매출 확대도 꾀할 수 있고, 홈쇼핑업체도 해외시장 개척에 중기제품을 교두보로 삼는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효과도 두드러진다. CJ오쇼핑의 경우 해외 취급액이 2004년 중국 상하이에 처음으로 진출할 당시 연간 2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11년에는 1조원으로 50배 증가했다. 이어 2014년에는 1조943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고, 지난해는 2조735억원을 달성하며 2조원을 넘어섰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20년 역사를 지닌 홈쇼핑은 온라인과 이커머스 업체 등 틈새에 끼여 활로 뚫기가 간단치 않다"며 "해외에서는 여전히 '한류'의 인기가 시들지 않은 지역이 많아 중소기업과 협력체제를 갖춰 성장 대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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