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대1' 정부 규제 엄포에도 아랑곳없는 청약 경쟁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10.2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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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책에도 분양가 고공행진·청약 경쟁률 갱신·집값 상승폭만 커져

'75대1' 정부 규제 엄포에도 아랑곳없는 청약 경쟁률


"브레이크가 없어요. 가격이 계속 올라 소형아파트가 5억~7억원인데 어떻게 서울에 살 수 있겠어요."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청약 열기는 꺼질지 모르고 있다. 정부가 잇단 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서울 아파트 값은 상승세다. 건설경기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약골 경기에서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예측도 있다. 그동안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에 오히려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마포구 신수1구역 재건축 단지인 '신촌숲아이파크'의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3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9545명이 몰렸다. 평균 7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마감됐다. 59㎡A(전용면적)은 48가구 모집에 9508명이 신청해 198.08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강북권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다.



'신촌숲아이파크'는 마포구에 들어서는 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지만 고분양가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59㎡의 평균 분양가만 6억4000만원으로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7억원에 육박했다. 인근 시세보다 높은 금액 때문에 청약 승패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과는 흥행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강남을 비롯한 투기과열지역에 강력한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청약 결과로 앞으로 서울 도심에 입지 좋은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고 사인을 보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서울은 저금리로 인한 상승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가 중도금대출을 비롯해 강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수록 강북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점쳐진다.



집 값 상승으로 이래저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길만 멀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보다 0.09% 올랐다. 서울은 0.21%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3구도 강남구(0.28%), 서초구(0.28%), 송파구(0.27%) 순으로 크게 올랐다. 강북은 서대문구(0.25%), 마포구(0.24%) 순으로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3.3㎡당 아파트 값은 1877만원으로 전고점인 2010년 3월의 1848원을 넘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 마포, 성동 등 14개 자치구는 전 고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포구는 지난해 5월 3.3㎡당 17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채 1년이 안된 시점인 올 3월에 1800만원을 넘어 현재 1881만원이다. 성동구도 지난해 9월 3.3㎡당 1700만원을 넘은 데 이어 1여 년 만에 1800만원을 돌파했다.

박상운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통산팀장은 "2017년~2018년 물량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서울은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시장 급락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게다가 분양권은 전매차익 실현을 통해 적은 돈으로 최대의 수익을 내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크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8.25대책 이후 오히려 집값이 뛰자 투자자들이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전매제한 강화 등의 규제를 하면 분양권 시장이 곧바로 침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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