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에너지업종 '미운오리'서 '백조' 변신할까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9.29 06:40
글자크기
[월가시각]에너지업종 '미운오리'서 '백조' 변신할까


“증시 걸림돌이었던 에너지 업종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월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 일제히 환호했다. 그 동안 에너지 업종이 증시 상승 폭을 제한하는 걸림돌이었던 동시에 기업들의 실적 악화 주범이었던 탓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1.44포인트(0.53%) 상승한 2171.3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10.94포인트(0.61%) 오른 1만8339.24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2.84포인트(0.24%) 상승한 5318.55로 거래를 마쳤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마그 케프너 상무는 “에너지 업종이 약 2년 가까이 실적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이었다”며 “에너지 업종이 안정된다면 기업들의 실적이 순식간에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C은 이날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현재 하루 3324만배럴 수준인 산유량을 74만배럴 줄어든 3250만배럴로 감축하는데 합의했다. 국가별 산유량은 오는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OPEC이 산유량을 감축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보스턴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수석 전략분석가는 “어떤 종류의 감산이라도 큰 뉴스가 된다”며 “44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제 유가가 반등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유량 감산 규모를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OPEC이 이미 하루 산유량은 3000만배럴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산유량은 이를 웃돌고 있어서다. 특히 국가별 산유량 한도를 협의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이란은 현재 하루 360만배럴 수준인 산유량을 400만배럴 수준에서 동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른 산유국들이 현재 수준 혹은 연초 수준으로 산유량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만 증산을 허용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는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정해진 시간표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의 루크 바톨로메 투자 담당자는 “FRB와 일본은행(BOJ)가 물러나고 선거가 더 중요한 시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코너스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차 TV 토론 이후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무대 중앙에 등장했다며 “선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