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금리를 동결했나①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6.09.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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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주 격론 끝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10명의 투표위원 가운데 3명이나 '긴축'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으니 회의 분위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금리동결 결정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었을 텐데 그 중 하나는 고용시장에 대한 판단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긴축'을 요구하는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합니다. 그리고 이 압력은 주로 임금에서 발생합니다. 고용회복세가 계속돼서 쓸만한 직원 구하기가 어려워진다면 기업들은 임금을 올려서라도 새 사람을 뽑으려 합니다. 기존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역시 임금을 올려 주겠죠. 그러고 나서는 판매가격을 인상해서 기업의 이익악화를 막으려 합니다. 자연히 물가가 상승합니다.

이렇듯 '쓸만한 직원 구하기 어려운' 상태를 '완전고용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유휴 노동력'이 소진된 상태이죠.



그 동안 FOMC 내부에서는 실업률이 5%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완전고용 상태에 도달했고, 그래서 곧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들이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달릴 여지가 있다. 굿 뉴스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직은 완전고용 상태가 아니라는 판단을 세웠다는 것이죠.

그 해답은 '경제활동참가율'의 상승에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꾸준히 떨어지던 미국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지난해 말 이후 반등하고 있습니다. 퇴장했던 노동력이 고용시장에 다시 유입되고, 실업자들이 실망하지 않고 과거보다 오랫동안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 결과 미국의 노동력 풀(pool)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유휴노동자원'의 수준을 측정하게 도와주는 미국의 실업률은 올 들어 월평균 18만명을 웃도는 고용창출 추세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휴자원 감소 추세가 멈춘 것이죠.

이런 판단은 FOMC 성명서에도 반영되어 왔습니다.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개시 당시 FOMC는 "유휴 노동자원이 상당폭 감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9월 회의에서 FOMC는 "일자리 창출이 견조했다"면서도 "최근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회복에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는 판단으로 이어졌죠. 그래서 이번 회의 성명서는 "증거를 좀 더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옐런 의장 말처럼 ‘굿 뉴스’이기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 않고도 일자리 수를 더 늘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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