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2주전 나타난 숭어떼…동물의 육감? 과학현상?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2016.09.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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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 기이한 자연현상, 과학적 증거는 없어…지난 4월 英연구진은 '양이온'에 주목

지난 7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개미떼가 출몰해 지진 전조현상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사진=뉴스1지난 7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 개미떼가 출몰해 지진 전조현상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사진=뉴스1


지난달 30일 울산 태화강에서 숭어떼 행렬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숭어떼는 길게 곡선을 그리면서 한줄로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기이하다고 봤지만 지진 전조현상으로 단정짓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동물들이 지진 전조현상을 먼저 느끼고 이상행동을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역대 발생한 대지진 이전에는 기이한 자연현상이 일어났다는 기록도 있다.



2010년 2월27일 오전 3시30분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한 칠레에서는 지진 직전 특이한 모습의 무지개가 보였다는 목격자들이 많았다. 2008년 4월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지진 직전에도 특이한 모습의 무지개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2011년 일본 대지진 전후로는 '지진어'로 불리는 심해은갈치(큐우리에소)가 시마네현 오키의 시마쵸 근해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길이는 약 5미터 안팎으로 보기 드문 초대형 물고기였다. 주로 심해에 사는 은갈치가 수면까지 올라와 바닷가 근처에서 잡혀 지진 전조현상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지난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피해입은 한 학교의 모습. /사진=뉴스1지난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피해입은 한 학교의 모습. /사진=뉴스1
실제로 우리나라 울산 등지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7월 21~23일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는 한동안 원인불명의 가스냄새가 발생했고, 해변가에서 개미떼 행렬도 목격됐다. 이로부터 50여일이 지난 9월12일 경주에서 역대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들이 모두 지진발생을 예고하는 과학적인 증거는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름의 모양이 바뀌거나, 동물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지진과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진 전후 나타나는 동물의 움직임을 '동물의 육감'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한 과학전문지에서는 동물이 지진에 반응하는 과학적 이유를 설명하는 논문을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의 연구진은 2011년 페루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 야나샤가(Yanachaga)국립공원의 동물 움직임을 관측했다.


연구진들은 평소에는 5종에서 15종의 동물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지만 지진 발생 23일 전부터 동물의 움직임을 거의 포착해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동물들이 자취를 감춘 첫번째 원인을 '양이온'이라고 밝혔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지면 아래 암석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양이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양이온이 공기로 분출되면서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다.

양이온이 발생하면 사람들도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 신체적인 불편함을 호소한다. 전문가들은 양이온으로 발생하는 몸의 불균형을 '세로토닌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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