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X테크]②"한국형 AI변호사 개발중…결국 세상은 변한다"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6.09.15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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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 변호사

[리걸X테크]②"한국형 AI변호사 개발중…결국 세상은 변한다"


"아이리스(i-LIS)의 기본 버전은 변호사들이 법률과 판례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에요. 여기에 일반인들을 위한 버전으로 범용 인공지능 변호사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어요. 내년 초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봐요."

해외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각종 법률 서비스가 개발해 이미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로펌 베이터앤호스테틀러는 IBM이 개발한 왓슨을 기반으로 제작된 '로스'와 계약을 맺고 판례 수집과 분석 업무에 투입했다. 프론테오(FRONTEO)로 이름을 바꾼 일본의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유빅(UBIC)은 이디스커버리(eDiscovery) 컨설팅을 제공 중이다. 이디스커버리는 각종 법적 분쟁에서 증거로 제출된 방대한 분량의 메일이나 문서 등에서 증거를 찾아내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증거 수집에 들어가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이후 지금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이지만, 국내에서 인공지능이 주목을 받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나 법률 분야는 더 그렇다. 해외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에 가장 적합한 분야로 법률 분야를 첫 손에 꼽고 인공지능 판사와 변호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주제다.

이 와중에 임영익 변호사가 이끄는 인텔리콘 메타연구소는 지난 2011년부터 '지능형 법률정보시스템' 아이리스를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법률 정보라는 특성상 정확도가 가장 중요해요. 오류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까지 출시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내년이면 베타 서비스를 시장에 공개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리스는 판례와 법률 정보 검색과 질의응답을 기본 기능으로 한다. 간단한 단어 검색만으로도 관련 판례와 법령 정보를 찾아낼 수 있고 법률 용어에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법률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국내 법률 시장의 특성상 인공지능 법률 시스템이 자리잡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있다. 법률 시장 자체가 협소한데다가 판례 정보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데이터 자체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이나 영국 등은 모든 판례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법원 판례 이외에는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알고리즘을 만드는데 성공하면 데이터는 추가로 입력만 하면 돼요. 프로그램이 스스로 진화 학습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판례 등 법률 데이터가 많아 질수록 성능은 더 좋아지겠죠. 현재 상황에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임 변호사는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미리 비관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처음 인터넷이 만들어졌을 때 시장성이 있었나요. 지금은 모두가 사용하는 엑셀도,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도 세상을 이렇게 바꿀 줄은 몰랐었죠.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서 시장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요즘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변호사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융합 기술에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법률가들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세상은 바뀔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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