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11일 세계무역센터 남쪽 건물이 비행기와 충돌한 후 북쪽과 부딪치는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영화같은 일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이날 오전 8시46분 비행기 한 대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 93층과 99층 사이로 돌진했다. 화염에 휩싸인 건물, 어디선가 날아오는 파편들, 흩어진 시체, 울부짖음, 비명. 일대는 지옥으로 변했다.
19명의 테러범은 사건 당일 아침 4개조로 나뉘어 4대 미국 민간 항공기를 납치했다. 이중 2대는 세계 경제의 심장인 세계무역센터로 돌진했다. 세 번째 비행기는 오전 9시37분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을 들이받았다. 나머지 1대는 오전 10시3분 피츠버그 동남쪽에 추락했다. 방향으로 보아 국회의사당 쪽을 향하던 비행기였다. 일부 승객은 조종간을 차지한 테러범들에게 저항하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9월11일 자유의 여신상 뒤로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인 세계무역센터가 보인다. /사진=위키피디아
미국연방수사국(FBI)은 모하메드 아타 등 19명의 테러범이 알 카에다 조직원인 것을 밝혀냈다. 알 카에다는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왕족 출신인 오사마 빈 라덴이 지도자로 있었다. 이들은 미국 중심 세계에 저항하고 미국인과 유대인에 대한 성전(지하드)을 수행한다는 목표로 테러를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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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영국과 함께 빈 라덴이 은거하는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해 연합군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몰락시키고 과도정부를 세웠다. 하지만 애초 목표였던 빈 라덴을 잡고 알 카에다를 소탕하는 데는 실패했다.
빈 라덴의 행방은 드러나지 않았다. 때문에 종종 그의 사망설이 돌기도 했다. 알 카에다는 2007년 8월까지 빈 라덴의 생존을 알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빈 라덴은 2011년 5월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미국 해군 대원들에 의해 사살됐다. 미국은 그의 무덤이 추종자들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해 시신을 아라비아해에 수장했다.
한 여인이 2013년 9월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12주년 추모식에서 자신의 딸의 이름이 적힌 곳 앞에 서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9·11테러가 미국정부에 의해 조작됐다는 음모론도 떠올랐다. 정부 핵심 인사들이 알 카에다와 협조해 테러를 계획했다는 내용의 영화 '루스 체인지'(감독 딜런 에버리)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에선 철골로 된 세계무역센터 빌딩들이 자유낙하속도로 무너진 점, 붕괴된 층보다 20~30층 아래서 파편들이 뿜어져나온 점, 세계무역센터 건물주가 9·11테러가 발생하기 6주 전에 35억짜리 테러보험과 함께 건물을 산 점 등 15가지의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가 유대인들과 손잡고 테러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도 이를 방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음모론 중 사실로 밝혀진 것은 없다.
현재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내린 자리 '그라운드 제로'에는 메모리얼 파크가 조성됐다. 2014년 11월3일에는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라는 이름의 새 세계무역센터가 들어섰다. 이곳에는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9월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해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사진=AFPBB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