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변양균, '신정아 스캔들' 靑정책실장 사임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6.09.1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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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23살 차 큐레이터·청와대 실세의 잘못된 만남, '권력형 비리' 논란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왼쪽)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07년 학력위조 사건 관련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 사진=임성균 기자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왼쪽)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07년 학력위조 사건 관련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 사진=임성균 기자


'미술계 신데렐라와 청와대 실세의 잘못된 만남.'

권력형 비리 의혹과 학위위조 논란으로 정국을 흔든 '신정아 스캔들'로 7년 전 오늘(2007년 9월10일) 변양균(67·당시 58세)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지도층에 대한 '학력 검증' 파문까지 확산시키며 참여정부(2003~2008년) 도덕성에 생채기를 낸 레임덕 사건으로 손꼽힌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깜도 안된다"고 하면서 더 논란이 됐다.



신정아(44·당시 35세)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가 시발점이다. 허위학력으로 교수까지 오른 신정아는 '2008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임명된 후 언론을 통해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검찰의 학위위조 수사과정에서 변양균과의 관계까지 드러났다.

23살 나이 차에도 둘은 애틋했다. 암 투병 중인 아내와 자식까지 있었던 변양균은 신정아의 학력위조 재판에서 옹호하는 증언을 했다. 신정아는 학위위조 혐의로 1년6개월 복역 후 자신의 수감번호(4001)를 제목으로 낸 자서전에 변양균을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의 만남은 '예일대 동문'과 '미술'을 통해 이어졌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변양균은 미술관을 드나들며 알게 된 예일대 동문 큐레이터 신정아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으며 결국 부적절한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특히 허위학력 논란에도 신정아가 승승장구하면서 청와대 실세와의 불륜은 '권력형 비리'로까지 번졌다.

신정아를 둘러싼 논란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미국 캔자스대 유학길에 오른 그는 언어문제로 졸업장은 따지 못하고 돌아왔다. 거짓말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1997년 그는 학력을 '예일대'로 속여 유명 미술관 큐레이터를 꿰찼다.


큐레이터 시절 허위학력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미술관의 명예가 떨어지는 것 등을 우려, 사표받는 것으로 유야무야됐다. 그는 또다른 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동국대 조교수 임용까지 통과했다.

거짓말에 운도 따랐다. 교수 임용 당시 예일대에서 신정아의 박사학위를 확인해주는 실수까지 겹쳤고 신정아는 자신을 "학위 브로커로 인한 피해자"라고 밝혔다. 예일대는 이후 착오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거짓말도 10년 이상 가진 못했다. 2007년 신정아가 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임명되고 허위학력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해 7월 미국으로 도피한 그는 두 달 뒤에야 한국으로 돌아왔다.

신정아가 돌아왔지만 이미 변양균은 신정아와의 불륜 관계가 알려져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사퇴한 뒤였다. 청와대에 입성한 행정고시 출신 엘리트 경제 관료는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

후폭풍은 거셌다. 학위논란으로 동국대와 예일대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고 '신정아 스캔들'은 정국을 뒤흔들었다. 높은 사회적 관심은 '신정아 누드사진' 등 다소 왜곡된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누드사진은 허위로 드러났다.

신정아는 최근에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는 그림 대작 의혹을 받은 방송인 조영남과 내연관계라는 등 열애설도 불거졌다. 그는 최근 불교계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양균은 지난해 IT제품 제조업체 옵티스 회장직에서 물러나 창업투자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2년 저서를 통해서야 '후회하고 있고, 참여정부에 미안한 감정'을 밝히기도 했다. 부인과는 이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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