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커피점의 프리미엄 커피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가격은 일반 커피 가격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커피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커피질도 차별화되지 않아 프리미엄 커피들이 '제값을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3년째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개인 커피사업을 하는 허모씨(28)는 "스페셜티 커피나 싱글오리진 커피는 그만큼 커피의 맛과 향을 더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라며 "만약에 일반 커피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을 내야 한다면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구별할 수 있는 지표는 '가격'뿐이었다. 얼마나 좋은 커피인지, 몇점을 받은 커피인지에 대한 정보는 어느 매장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일부 커피 전문점에서는 별다른 정보 없이 원산지 국가만 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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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를 직접 생산지에서 수입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스페셜티 커피의 경우 생산 지역·농장주까지 명시하고 협회로부터 평가받은 점수를 표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면서도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나 커피점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적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커피를 즐기기 위해 돈을 더 내지만 이 커피를 제대로 만들어주는 매장도 드물었다. 광화문에 위치한 국내 L기업의 커피전문점의 경우 스페셜티 커피 가격은 가장 비싼 축에 들었지만 서비스는 실망스러웠다.
이 커피점에서 파는 스페셜티 커피에 사용되는 원두는 '하와이안 코나 엑스트라 팬시'. 가격은 8900원이었다. 점원은 별다른 설명없이 커피를 내렸다. 원두에 대한 설명을 묻자 "뒤에 붙은 엑스트라 팬시가 생두의 등급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부 스페셜티 커피는 아예 등급표시가 없었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고급 원두커피를 더 많은 돈을 주고 먹는데도 커피를 만드는 사람은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다"며 "이는 고급 이미지를 강조해 커피가격만 높인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의 스페셜티 간판들. /사진=박지윤 기자
커피 애호가인 김모씨(27)는 "평소 커피를 즐기는 편이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프리미엄 커피는 잘 마시지 않는다"며 "가격이 비싸지만 그만큼 맛과 향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스페셜티 매장은 '스페셜티'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광화문 S 커피전문점은 주문에 앞서 고객의 기호를 물어보고 주문한 커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매장에서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에서 특별한 맛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매장 이용자 박모씨(29)는 "아메리카노에 비해 2500원 비싼 스페셜티 커피 가격은 바리스타의 응대 및 서비스 가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판매하는 커피가 다양해지는 것은 우리나라 커피시장이 그만큼 성숙해졌음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고급' 이미지만 강조해 돈을 올려받는데 급급해 커피에 대한 정보,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