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화 기상청장이 29일 서울 동작구 본청에서 '기상예보정확도 향상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상청
빗나간 장마 예보에 이어 유례없는 폭염에 온 국민이 홍역을 치른 뒤 기상청이 대책을 내놨다.
예보관 인력을 현행 대비 75% 확대하고 근무체계 개선, 교육 강화 등으로 예보 실력을 키우겠다는 게 골자다.
10년 이내 우수예보관 인력 풀 1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문인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
예보관을 4등급으로 분류하는 예보관 자격제도 실시한다. 역량에 따라 예보관 등급을 나눠 전문경력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중 신설 예정인 기상기후인재개발원에 별도 예보관 교육훈련 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기상청 직원들은 순환보직으로 예보관 업무를 맡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체계적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도제식 교육으로 우수한 예보관을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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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기온예보 전문분석관도 도입해 분석기능을 강화한다. 장기기후예측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을 채용해 단기예보모델의 단점도 보완한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산·학·연 협동 연구개발(R&D) 확대 △수치예측 기술력 향상 △관측망 보강 △평생예보관제 도입 추진 △미래기술 접목 등을 제시했다.
기상청은 내년 특이기상연구센터를 지정·운영해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 연구개발을 강화할 예정이다. 2019년에는 한반도 발생 이상 기상현상에 최적화된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을 완료해 활용한다. 역량 있는 예보관이 예보분야에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평생예보관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이 경우 예보 직렬이 신설된다.
예보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일부 대학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초기 연구단계가 진행 중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날 "이번 폭염은 150년에 한 번 발생하는 빈도의 이상기후여서 그동안 기온을 잘 맞혔던 국내외 수치모델조차 예측에 실패했다"며 "기상청 예보관들도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아주 특이하고 이례적인 기상을 예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날씨 패턴 변화를 가볍게 봐서 대비가 소홀했던 점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 한 번 우리 예보시스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조금 서두르긴 했지만 (7월) 장마철 강수예보가 빗나가면서 약 한 달 반 동안 준비한 대책"이라며 "중·장기대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일부 내용은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해 이번에는 예보관 역량 강화 위주의 단기대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