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반성', 예보관 수 연내 75% 늘린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6.08.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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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장마예보·폭염대비 미흡에 대책 발표, "전문인력 키운다"

고윤화 기상청장이 29일 서울 동작구 본청에서 '기상예보정확도 향상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상청고윤화 기상청장이 29일 서울 동작구 본청에서 '기상예보정확도 향상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상청


"뼈저리게 반성한다. 우리 예보시스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고윤화 기상청장)

빗나간 장마 예보에 이어 유례없는 폭염에 온 국민이 홍역을 치른 뒤 기상청이 대책을 내놨다.

예보관 인력을 현행 대비 75% 확대하고 근무체계 개선, 교육 강화 등으로 예보 실력을 키우겠다는 게 골자다.



기상청은 29일 서울 동작구 본청에서 이번 여름 폭염 사전대비가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기상예보정확도 향상 대책'을 발표했다.

10년 이내 우수예보관 인력 풀 1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문인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



먼저 현재 5명씩 4개조로 운영되는 예보관 근무체계에 손을 댄다. 연내 조당 인원은 7명으로 늘리고 1개조를 추가해 5개조로 운영할 계획이다. 총 예보관 수는 20명에서 35명으로 많아진다. 새 근무체계에 따라 예보관들은 약 4개월 간 교대근무 후 1개월 정도는 주간근무를 하며 상시 교육을 받는다.

예보관을 4등급으로 분류하는 예보관 자격제도 실시한다. 역량에 따라 예보관 등급을 나눠 전문경력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중 신설 예정인 기상기후인재개발원에 별도 예보관 교육훈련 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기상청 직원들은 순환보직으로 예보관 업무를 맡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체계적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도제식 교육으로 우수한 예보관을 키울 계획이다.


강수·기온예보 전문분석관도 도입해 분석기능을 강화한다. 장기기후예측 경력이 있는 전문가들을 채용해 단기예보모델의 단점도 보완한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산·학·연 협동 연구개발(R&D) 확대 △수치예측 기술력 향상 △관측망 보강 △평생예보관제 도입 추진 △미래기술 접목 등을 제시했다.

기상청은 내년 특이기상연구센터를 지정·운영해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 연구개발을 강화할 예정이다. 2019년에는 한반도 발생 이상 기상현상에 최적화된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을 완료해 활용한다. 역량 있는 예보관이 예보분야에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평생예보관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이 경우 예보 직렬이 신설된다.

예보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일부 대학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초기 연구단계가 진행 중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이날 "이번 폭염은 150년에 한 번 발생하는 빈도의 이상기후여서 그동안 기온을 잘 맞혔던 국내외 수치모델조차 예측에 실패했다"며 "기상청 예보관들도 그동안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아주 특이하고 이례적인 기상을 예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날씨 패턴 변화를 가볍게 봐서 대비가 소홀했던 점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 한 번 우리 예보시스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조금 서두르긴 했지만 (7월) 장마철 강수예보가 빗나가면서 약 한 달 반 동안 준비한 대책"이라며 "중·장기대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일부 내용은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해 이번에는 예보관 역량 강화 위주의 단기대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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