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헬스케어 부진·금리 인상 우려↑ 일제 하락…다우 0.18%↓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8.2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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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3주 최저' 나스닥, 이틀 연속 하락 '2개월 만'

[뉴욕마감]헬스케어 부진·금리 인상 우려↑ 일제 하락…다우 0.18%↓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호조와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헬스케어와 소비재 업종 부진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97포인트(0.14%) 하락한 2172.4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33.07포인트(0.18%) 내린 1만8448.4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5.49포인트(0.11%) 떨어진 521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약 3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나스닥 지수는 약 2개월 만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경기지표 호조와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오전에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헬스케어 부진과 내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대한 관망세가 형성되며 하락 반전됐다. FRB 고위 인사들의 이어진 금리 인상 시사 발언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소비재 업종의 경우 할인 유통업체인 달러 제네럴과 달러 트리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다소 큰 폭으로 밀렸다.



◇ 내구재주문‧실업수당 청구 건수 모두 '호조'… 금리 인상 가능성↑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모두 예상을 웃돌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먼저 7월 내구재 주문은 2개월 연속 증가,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7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대비 4.4% 증가, 작년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항공기를 제외한 자본재 주문도 1.6% 증가하며 블룸버그 예상치인 0.2%는 물론 전월 증가율인 0.5%를 크게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업들의 투자 기피 심리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운송수단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전달 0.3% 감소에서 1.5% 증가로 전환했다. 변동성이 심한 상업용 항공기의 경우 전달 59.7% 감소했지만 이달에는 89.9% 급증했다.

고용지표도 호조를 이어갔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6만1000건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전망치인 26만5000건보다 4000건 가량 적었다.

13일까지의 주간 실업보험연속수급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3만건 줄어든 214만5000건을 기록했다.

◇ 美 FRB 정책위원들, 또 금리 인상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정책 위원들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기지표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 역시 금리가 높은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조속하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 인상 방법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인상’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통화정책 완화를 끝낼 수 있는 조건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 “조만간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 달러, 금리 인상 시사+지표 호조에도 ‘보합’
달러는 금리 인상 시사 발언과 경기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형성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를 지켜본 이후에 행동에 나서려는 투자심리가 확산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 수준인 94.77에서 좁은 범위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2% 상승한 1.127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12% 상승한 100.55엔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45% 내린 1.317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의 경우 일본 중앙은행이 9월에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달러는 경기지표 호조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한 때 94.83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보합권으로 내려왔다.

연방기금 선물거래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24%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57%로 높아졌다.

◇ 국제유가, 급락 따른 저가매수로 반등… 금값 약세 지속
국제 유가는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경기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보합권에 머물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56달러(1.2%) 상승한 47.33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0.62달러(1.3%) 오른 49.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3% 가까이 급락했었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제 유가는 칼리드 알-팔리(Khalid Al-Falih)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원유 시장이 충분한 중재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연가스는 더위가 지속되면서 발전 수요 증가로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천연가스 가격은 5센트(1.8%) 상승한 2.846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열흘 가운데 나흘 동안 상승하며 이번 주에만 약 11% 급등했다. 연초 대비로는 23% 올랐다.

반면 국제 금값은 금리 인상 시사 발언과 경기 지표 호조 영향으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1달러(0.4%) 하락한 1324.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7.3센트(0.4%) 떨어진 18.615달러에 마감했다. 백금은 0.5% 하락했고 구리는 약보합을 나타냈다. 반면 팔라듐은 0.6% 올랐다.

◇ 유럽증시, 獨 경기지표 부진에 나흘만에 하락 반전
유럽 증시가 독일의 기업환경지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소식에 나흘 만에 하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8% 하락한 342.02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0.88% 하락한 1만529.59로 마감했고 영국 FTSE 지수도 0.28% 내린 6816.90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 지수도 0.65% 떨어진 4406.6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 증시는 지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기업환경지수가 예상을 밑돌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뮌헨 소재 IFO 경제연구소는 8월 기업환경지수가 106.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108.5를 하회하는 건 물론 전달 수치인 108.3에도 못 미쳤다.

같은 달 기업들의 현재평가지수는 112.8을 기록해 이 역시 7월 114.8 보다 낮아졌다. 향후 6개월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예상지수는 100.1을 기록, 전월 102.1과 시장의 예상치 102.4를 모두 밑돌았다.

ING의 카스턴 브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려했던 일이 불행히도 일어났다”며 “독일의 경우 전통적으로 예상치 못한 사건(브렉시트)에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며 “오늘 발표된 지수는 브렉시트 이후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지표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설명했다.

급성 알레르기 치료제인 ‘에피펜’ 고가 논란이 확산되면서 제약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히크마와 퀴아젠이 각각 3.5%와 2.4% 하락했고 아스트라제네카도 1.4%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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