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배수익' 金펀드, 솔솔 돈 빠지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6.08.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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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이후 140억 자금 빠져… 중장기 투자보다 단기 차익실현 무게

올 들어 금값이 급등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자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차익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고 골드바나 금괴같은 실물투자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아서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17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금 관련 펀드 11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6.60%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금가격은 25% 넘게 상승했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블랙록월드골드 환헤지(H)형과 언헤지(UH)형의 수익률이 각각 104.29%, 91.92%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IBK골드마이닝(90.21%), 신한BNPP골드(83.59%) 등이 이었다. ETF 중에선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 수익률이 54.78%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연초이후 자금이 들어온 펀드는 블랙록월드골드 환헤지형(122억원)과 언헤지형(19억원), IBK골드마이닝(4억원) 등 단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펀드는 자금유출입 자체가 없었거나 오히려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14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연초이후 유출됐다. 특히 삼성KODEX골드선물 ETF는 16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최고 2배수익' 金펀드, 솔솔 돈 빠지는 이유


우선적으로는 단기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던 게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금 투자자들의 경우 펀드보다는 실물 투자 선호한다는 점도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B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의 홍융기 상무는 "달러화 약세로 달러 표시 금값 또는 금관련 주식가격이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약세로 나타난 데다 금값이 지난달 초 1370달러로 급등한 이후 횡보로 움직이면서 추가적 상승에 대한 우려로 차익실현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본부의 김철민 팀장도 "가격 변동성이 큰 탓에 예측이 어려워 장기 투자 자금이 몰리지 않고 있다"면서 "고액자산가의 경우 실물자산 투자를 더 선호한다는 점도 금 관련 펀드도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금 관련 투자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금이 대안 투자수단으로 등장했고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금의 수요가 늘어난데다 중앙은행의 직매입 확대와 투자수요 증가로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자산 배분 차원에서 금의 중요도가 점차 커지면서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미국 대선 전까지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물가 상승 측면이 부각되면서 헤지용으로 금이 주목받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금 관련 투자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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