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들 지역도 대도시 예컨대 헤이룽장성의 하얼빈(哈爾濱)이나 랴오닝성의 선양(瀋陽) 중심부는 백화점,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사람들도 많이 북적인다. 그러나 시가지를 조금 벗어나 펑후취(棚戶區)라 불리는 간이주택지구 소위 ‘판자촌지역’에 발을 옮기면 찬바람을 느낄 정도의 불경기라 한다. 선양시의 경우 2014년부터 펑후취 개조방침을 세웠지만, 경기침체에다 재정난으로 아직껏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다른 지역은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국유자산의 비중이 30% 초반인데 반해, 동북지역은 50%를 상회할 정도다. 그 때문에 국유기업실적이 나빠지면 이 지역 전체의 경제상황도 악화되기 십상이다. 국유기업이 중심이던 계획경제 때는 중국경제의 총아였지만, 개혁개방 이후론 민간경제 중심지역에 계속 밀리고 있는 셈이다. 2015년 다른 지역의 국유기업적자비율이 26.2%였던데 반해, 동북지역은 그 비율이 32.4%였다.
셋째, 인구감소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정부 통계에 의하면 작년 동북 3성의 인구는 2014년 대비 30만이나 줄었다. 국유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상하이, 저장성, 장쑤성 등으로 이동한 결과라 한다. 인구감소는 소비감소뿐 아니라 생산에도 악영향을 준다.
중국정부는 지난 4월 동북진흥계획을 발표하고 창춘(長春)신구 설립을 비준하는 등 2030년까지 수조위안을 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의지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중장기적인 것이고, 당장 기업도산과 은행부실 확산을 막으려면 목숨만 이어가고 있는 좀비 국유기업을 하루빨리 도태, 구조조정 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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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들 기업은 빚이 많지만, 수익성이 낮아 부채를 못 갚고, 또 규모까지 커서 파산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부담이 있다. 노동시장에선 철강, 석탄산업만 향후 3~4년간 70만~80만의 실업이 발생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물론 중앙정부와 동북 3성 지방정부에선 노동자 재취업예산을 마련해서 직업훈련을 강화할 거라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려면 통상 3~4년 걸린다고 보면 동북 3성의 바닥권 탈출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동북 3성은 어떤 의미에서 중국경제의 축소판인 만큼, 중국 국유기업개혁과 경기회복의 판단지표로 삼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