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높이려다 몸값 깎는다"…헤드헌터가 주는 '이직 성공 Tip'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6.07.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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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스페셜] '평생직장' 사라진 시대…헤드헌터에게 길을 묻다②

편집자주 평생직장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평생직업도 보장되지 않는다. 퇴직 후에도 구직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중장년층이 수두룩하다. 재취업 고민은 세대를 막론한다. 2030세대 직장인들의 과반수가 이직 고민 경험이 있다는 조사도 있다. 취업이 평생고민이 된 시대, '채용전문가' 헤드헌터에게 길을 물었다.

"연봉 높이려다 몸값 깎는다"…헤드헌터가 주는 '이직 성공 Tip'


8년차 직장인인 A씨와 B씨는 경력이직을 위해 헤드헌팅 업체에 이력서를 넣었다. 두 사람 중 누가 더 매력적인 구직자일까.

A씨(35): 서울 명문대 출신. 높은 성적에 장학금 이력. 대외 활동 등 다양한 경험. 28살 입사한 대기업 Z사 영업팀에서 2년 근무 후 퇴사. 30살 대기업 Y사 마케팅팀으로 재입사해 3년 근무. 33살 대기업 X사 기획팀으로 이직해 3년째 근무 중.

B씨(35): 지방 중위권대 출신. 평범한 성적. 전공 관련 기사자격증. 28살 입사한 중소기업 W사 연구개발전담부서(R&D)에서 4년 근무. 32살 중견기업 V사에서 기술영업직으로 이직해 4년째 근무 중.



헤드헌팅 업체인 프리퍼드의 윤재명 공동대표(49)는 B씨를 더 매력적인 구직자로 꼽는다. B씨가 소위 말하는 '스펙'은 더 낮지만 한 분야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연봉 높이려다 몸값 깎는다"…헤드헌터가 주는 '이직 성공 Tip'
윤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매력적인 구직자의 조건은 일관된 경력, 즉 전문성이다.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학력은 부차적인 문제가 됩니다. 학력이 낮아 대기업 입사가 힘들더라도, 일단 일하고 싶은 분야의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들어가 경력을 쌓으면 좋은 이직 기회를 잡을 수 있죠."



일관되지 않은 경력과 잦은 이직은 구직자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A씨처럼 업무 분야에 상관없이 이직하면 경력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습니다. 또 1~3년 주기로 회사를 자주 옮기면 헤드헌터나 기업에게 '연봉만 보고 옮겼구나'라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위험이 있습니다."

일관된 경력을 위해서는 일하고 싶은 분야를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 "업무가 적성에 맞는지 혼자서 파악하기는 쉽지 않죠. 틈틈이 회사 선배에게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듣고, 헤드헌터나 직업상담사에게 조언을 구하면 좋습니다."

◆ 헤드헌터, 기업의 채용 길잡이·구직자의 경력 길잡이
헤드헌팅 업체 프리퍼드의 윤재명 공동대표(49)./ 사진=이동훈 기자헤드헌팅 업체 프리퍼드의 윤재명 공동대표(49)./ 사진=이동훈 기자
윤 대표 역시 일관된 경력을 쌓아 헤드헌터로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다. 효성그룹과 한라그룹에서 인사 업무만 10년, 헤드헌터가 되기로 결심한 후 과감하게 사직서를 내고 국내 대형 헤드헌팅 업체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헤드헌터 7년차에는 국내 중견 헤드헌팅 업체 CEO로 부임해 3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헤드헌팅 시장이 계속 성장할 거라고 전망한 윤 대표는 지난 2010년 안광선 공동대표와 함께 헤드헌팅 업체 '프리퍼드'를 설립했다. 전체 직원 8명으로 구성된 작은 규모지만, 10년차 이상 헤드헌터로 구성된 경영진의 노하우와 4만명이 넘는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갖추고 있다.

기업은 풍부한 인재 데이터베이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 금전적·시간적 비용 절약 등의 이유로 헤드헌팅 업체에 채용을 의뢰한다. 헤드헌터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기업 문화 등을 고려해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한다.

헤드헌터의 핵심 업무 중 하나는 '평판조회'다. 일반적으로 최종면접 후 입사결정 바로 전에 진행된다. 잘못된 채용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평판조회를 의뢰하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윤 대표는 "평판조회가 면접보다도 채용 결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헤드헌터를 활용하는 만큼 구직자도 헤드헌터를 활용할 수 있다. "헤드헌터는 구직자의 역량, 이직 요구 사항,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그의 가치를 최대화 할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정보력과 전문성을 갖춘 헤드헌터를 '경력 길잡이'로 활용한다면 장기적인 경력 관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아직은 낯선 세계 '헤드헌터 Q&A'
"연봉 높이려다 몸값 깎는다"…헤드헌터가 주는 '이직 성공 Tip'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이직을 해야 하고, 헤드헌팅 업체에 자신의 이력서를 넣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들은 여전히 헤드헌터를 통해 취업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접촉을 망설인다. 아직은 낯선 헤드헌터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윤 대표에게 물었다.

Q. 인물 정보는 어디서 얻나.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올리는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좋은 인재를 모은다. 방송이나 기사에 노출됐던 인물, 협회나 동문 등 단체를 통해 인재를 확보하기도 한다. 헤드헌팅 업체 사이트에 후보자가 직접 이력서를 올리는 방법도 있다.

Q. 평판조회는 어떻게 이뤄지나.
평가자(referee)는 입사 후보자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 등 다양한 직급으로 최소 3명을 선정한다. 방식은 대면 인터뷰, 전화, 메일 등 다양하다. 평가 내용은 후보자가 괄목할만한 업무 성과를 냈는지, 팀원들과 협업을 잘 이뤘는지, (관리자급인 경우) 리더십이 좋았는지 등 면접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정보가 주를 이룬다.

Q. 고객사와 후보자 매칭에 실패할 경우에는?
A/S 서비스도 업무의 일부다. 3개월 정도의 보증기간 내에 매칭에 실패할 경우 기업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다른 인재를 추천한다.

Q. 수수료는?
후보자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고객사에서 채용된 후보자 연봉의 20~25% 정도를 헤드헌터에게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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