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학생 비자 요건 강화 검토…유학 가기 어려워질까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슈팀 진은혜 기자, 이슈팀 이건희 기자 2016.07.31 05:55
글자크기

[이슈더이슈]파운드화 약세·EU 탈퇴 오히려 유리할 수도…유학생 제한에 대해 대학교 반발도 만만찮아

영국 유학생 비자 요건 강화 검토…유학 가기 어려워질까


영국 유학생 비자 요건 강화 검토…유학 가기 어려워질까
영국이 유학생 비자 승인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에서 영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유학원들은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유학생 입학 권한을 가진 학교에서 유학생 제한 정책에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EU(유럽연합) 탈퇴에 따라 유럽대학간의 협력이 축소될 경우 오히려 비유럽권 유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6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테레사 메이 신임 총리가 유학생 비자 요건 강화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메이 정부는 유학생 수를 줄이면 순수 이민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유학생이 영국에서 일하고 싶어 이민 오는 사람들의 가장 용이한 경로라는 판단에서다. 메이 정부는 연간 순수 이민자 수를 2020년까지 10만명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이는 자신이 내무부 장관으로 있던 시절 "똑똑한 외국 학생들만이 영국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메이 총리가 줄곧 외국인 학생 유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이 매체는 영국 내무부과 교육부 관료들이 학생비자 제한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덩달아 국내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마음이 바빠졌다. 외국인 비자가 제한돼 자칫 유학 요건을 충족하고도 가지 못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직후부터 이민자 및 외국인에 대한 대우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유학원들은 침착한 분위기다. 예상과는 달리 단기적으로는 파운드화 약세, 장기적으로는 EU(유럽연합) 탈퇴가 비유럽 학생들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 유학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크게 달라진 상황은 없다"며 "오히려 파운드화가 내려가서 유학생들이 물가가 비싼 영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유학원 관계자는 이어 "장기적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유럽에 있는 학생들이 영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는 유인책이 약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대학교들이 정부 정책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유학생을 정부가 독단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대학협회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이후 "우리나라 대학들이 글로벌 시각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며 "EU 국가 뿐만아니라 전세계 학생들이 영국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정부를 납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생각하면 유학생들을 쉽게 포기하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영국 재무부는 매해 5만5000명의 유학생들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경제효과는 10억파운드(약1조5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유학원 관계자는 "아직 유학생 비자 요건 강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수준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유학생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향후 영국 대학교 입학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유학준비를 서두르는 학생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