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 '브렉시트 여파'에 사브밀러 인수가 높여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6.07.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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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 급락 여파…美엘리엇 등 사브밀러 투자자들이 인수가 상향 압박

글로벌 맥주시장 1위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업계 2위인 영국 사브밀러(SABMiller)에 대해 인수 제안가를 주당 1파운드씩 올려주기로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라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한 탓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이날 성명에서 사브밀러 인수가를 기존 주당 44파운드에서 45파운드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인수가가 최종적이며 나머지 인수 조건은 지난해 11월 합의 때와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71억파운드 규모의 인수합의를 발표하면서 맥주시장의 30%를 호령할 맥주공룡의 탄생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간에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변수로 사브밀러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되자 제안가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폴 싱어가 이끄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사브밀러의 지분을 획득했고 인수가가 상향조정돼야 한다고 사브밀러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사브밀러 주주들 사이에선 주식 매각 대가로 현금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새로 설립될 회사의 신규 주식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값은 10% 넘게 떨어졌다.

이날 AB인베브는 여전히 신규 주식을 받는 옵션도 열려 있다며 새 주식은 주당 4.66파운드 또는 사브밀러 주식 한 주당 신규 회사 주식 0.48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번 건은 전 세계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이자 영국 업 인수거래 기준 최대 빅딜이다. 각국에서 지분 정리를 통해 매각의 걸림돌을 치운 AB인베브와 사브밀러의 합병은 미국과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최근 글로벌 맥주업계는 독립 소기업들이 제조하는 수제맥주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업체간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점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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