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저금리에도 믿기지 않는 상반기 '깜짝실적'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6.07.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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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 20% 증가…조달비용 낮춰 저금리 방어+건전성 강화로 떼일 돈 줄여

4대 은행, 저금리에도 믿기지 않는 상반기 '깜짝실적'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에도 지난해보다 20% 더 많은 순익을 거뒀다. 이자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 길어지자 비용을 줄이고 돈을 떼일 위험을 낮추는 데 집중한 결과다.

22일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총 3조3192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조7802억원보다 19%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1조4216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2857억원보다 11% 늘어났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4대 은행 모두 2분기 순이자마진(NIM)을 1분기 수준으로 방어하거나 소폭 높이면서 버는 돈이 주는 걸 막았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NIM이 전분기 대비 2bp 상승하며 각각 1.58%, 1.5%를 기록했고, KEB하나은행도 1분기와 같은 1.4%를 유지했다. 우리은행의 NIM도 1.42%로 2bp 하락에 그쳤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NIM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은행들이 이자가 낮은 유동성 핵심예금(저원가성 예금)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조달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줘야 하는 저축성 예금을 0.7%만 늘리는 동안 핵심예금을 5.3% 확대하면서 조달 비용을 낮췄다. 하나은행 역시 핵심예금이 전분기 대비 2.7% 증가했다.



대출은 우량자산 위주로 신중하게 확대했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으면서 부실률이 낮은 고신용자 개인 신용대출이나 자영업자 대출(소호대출)을 늘렸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분기에 1.8%, 2분기 2.0% 성장했는데, 특히 가계 우량 신용대출과 소호대출을 지난해보다 각각 7.4%, 5.8% 늘렸다.

대기업 여신 줄이기에 힘써온 하나은행은 2분기 중소기업대출을 전분기 대비 0.5%(4290억원) 늘린 반면 대기업대출은 전분기 대비 6.1%(1조 1420억원)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상반기 중 기업대출(1.9%)보다 가계대출(3.9%)을 더 늘리며 리스크관리에 주력했다. 우리은행도 우량 여신 위주로 대출을 1.6% 늘려 2분기에 1분기보다 소폭 많은 1조246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거뒀다.

건전성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버는 돈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떼일 돈을 최대한 줄이는 게 향후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커버리지 비율)을 전년말보다 18.5%p 늘린 140.0%로 높인 동시에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1.22%로 25bp 낮췄다. 국민은행도 NPL비율을 0.95%로 전분기보다 13bp 개선했고, 하나은행 역시 같은기간 NPL 비율을 1.17%로 7bp 떨어트렸다. 신한은행도 0.82%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NPL 비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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